문화 전시·공연

[yes+ culture] 테너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오페라 '가면무도회'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9 17:05

수정 2018.04.19 17:05

국내 최정상급 오페라 가수들이 부르는 사랑과 우정… 극을 수놓는 베르디의 선율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가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개막작으로 27~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가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개막작으로 27~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비록 그대를 영원히 잃어버린다 해도/내 광명인 그대에게/내 마음의 두근거림은 그리로 향하리라/그녀가 어느 하늘 아래 있더라도/마음 속 깊이/마음 속 깊이 간직한 채로 있겠네…"

사랑을 선택할 것인가, 우정을 선택할 것인가. 애정과 우정을 둘러싼 갈등을 그린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가 오는 27~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라벨라오페라단은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문을 화려하게 여는 개막작으로 '가면무도회'를 선택했다.

테너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영원히 그대를 잃어버리면' 등의 아름다운 아리아를 들을 수 있는 '가면무도회'는 여주인공의 희생과 헌신이 돋보인 이탈리아 오페라 중에서 남성 관점으로 극이 흘러가는 드문 오페라로, 테너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보스턴의 총독이자 친구인 레나토의 아내를 남몰래 사랑하게 되는 리카르도, 레나토의 아내이자 리카르도의 사랑을 받는 아멜리아 그리고 친구 레나토의 삼각관계를 노래하는 '가면무도회'는 베르디의 걸작으로 꼽히지만 국내에서는 자주 공연된 작품은 아니다.


[yes+ culture] 테너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오페라 '가면무도회'


국윤종, 김중일, 박경준, 최병혁 등 국내 최정상급 오페라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이 공연의 지휘는 이탈리아 출신 마에스트로 실바노 코르시(사진)가 맡았다. 마에스트로 코르시는 지난 2011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아이다', 2013년 같은 축제에서 개막작 '운명의 힘' 등을 지휘하며 한국을 여러차례 방문한 바 있다.

―오페라 '가면무도회'는 어떤 작품인가.

▲소프라노가 극을 이끄는 많은 오페라와는 달리 테너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리카르도를 중심으로 그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세력으로 나뉘기 때문에 테너들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역할이 중요하지 않느냐면, 그것은 아니다. 레나토, 아멜리아 등 모든 주요 배역들이 개성이 뚜렷해 모두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가면무도회'는 베르디 작품 중 한국 관객들에게 크게 알려진 작품은 아닌데.

▲저는 도리어 이 작품이 왜 한국에서 유명하지 않은지 그게 더 궁금하다. 하하. 그 정도로 모든 지휘자들이 선망하는 작품이다. 베르디의 역작이라 불릴 정도로 좋은 곡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이 작품에는 열정을 가지고 임한다. 보통 오페라는 아리아를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가면무도회'는 아멜리아와 리카르도, 레나토와 아멜리아 등 이중창이 대단히 아름답다. 이 곡들이 귀에 맴돌며 극속으로 안내하기 때문에 안 좋을 수가 없는 작품이다.

[yes+ culture] 테너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오페라 '가면무도회'


―가장 아름다운 아리아로는 어떤 곡이 있나.

▲관객 입장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3막에서 아멜리아가 부르는 '내 마지막 소원'은 소프라노들이 너무나 하고 싶어하는 대표곡이다. 1막 리카르도의 '이번 항해도 무사할까'도 임팩트 있는 아리아이고, 3막 리카르도의 '나 영원히 그대를 잃을지라도'도 유명하다. 리카르도와 아멜리아가 함께 부르는 '나를 피하는 그대라 하여도, 나 그대를 영원히 사랑하리'는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베르디의 여러 작품을 지휘했다.

▲음악하는 사람이라면 베르디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가면무도회'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다. 베르디만의 우아함과 절제, 드라마틱함은 당시에는 혁명과도 같은 충격을 줬다.

[yes+ culture] 테너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오페라 '가면무도회'


―올해가 한국에서 오페라가 공연된지 7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 오페라를 평가한다면.

▲사실 한국의 클래식 수준은 이미 세계 정상급이다. 그 수준을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최고다. 다만 아쉬운 점을 굳이 꼽으라면 아직까지 시스템 등 환경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경우 메인 지휘자 밑에 여러 부지휘자가 있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다. 인재들은 많은데 이런 환경적 지원이 강해진다면 더 재능있는 이들을 발굴해내지 않을까. 공연도 대중적으로는 덜 알려졌지만 새로운 공연을 많이 해나간다면 오페라 레퍼토리나 관객층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이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면무도회'는 사랑과 우정, 기쁨과 슬픔 등 모든 드라마적 요소가 있고 반전도 있다.
울음도 환희도, 미스터리도 있는 작품이다. 각각의 캐릭터도 매력적이고, 음악도 환상적이다.
일단 보러온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는 작품이다. 하하.

지휘자 실바노 코르시
지휘자 실바노 코르시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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