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국 공유자전거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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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사지 않고 빌린다? 공유자전거는 최근 핫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이용해 움직이기에 딱이다. 이용하고 근처 보관함에 두면 그만이다.

공유자전거 유행은 서울에서 불기 시작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유자전거 '따릉이'는 2만대를 넘어섰다. 지난 2015년 10월 2000대가 시범도입된 이후 2년 만에 10배로 늘어났다. 따릉이의 흥행으로 공유자전거는 전국으로 확대됐다. 경기 고양시의 '피프틴'과 안산시의 '페달로', 대전 '타슈', 세종 '어울링', 경남 창원 '누비자', 전남 여수 '유바이크(U-Bike)' 등이 대표적이다.

그새 공유자전거는 핫한 사업으로도 성장했다. 글로벌 기업이 국내시장에 진출하기도 하고,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생기기도 한다. 세계 최초 스마트 공유자전거 기업인 모바이크(Mobike)는 최근 수원시에서 서비스를 론칭했고, 오포(ofo)도 KT와 손잡고 우리나라서 서비스를 준비한다. 스타트업 '매스아시아'는 최근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민간 공유자전거 서비스 '에스바이크'를 여의도에서 선보인다.

공유자전거 광풍은 이웃나라 중국에서 먼저 불었다. 땅덩어리가 넓어 대중교통이나 자동차만큼 자전거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중국이다. 공유자전거 사업이 잘될 수밖에 없는 나라다. 중국 공유자전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모바이크와 오포는 이제 중국을 넘어 세계 각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공유자전거가 핫한 사업이 된 사이 중국에선 자전거가 '쓰레기'가 됐다. 지난 2016년부터 70개가 넘는 자전거공유 업체가 시장에 쏟아져나왔다. 그사이 자전거 2000만대 이상이 길거리로 쏟아져나왔다. 한 해에 폐기되는 자전거에서 발생하는 고철은 30만t으로 약 5척의 항공모함 무게에 해당한다.

공유자전거의 부작용은 황사처럼 한국에 도착했다. 얼마 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 앞에 방치된(?) 공유자전거에는 먼지가 자욱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듯하다. '공유자전거 유행도 한철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에서 수거한 방치 자전거가 2만대를 넘는다. 녹슨 채 방치된 자전거는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는 실정이다.


'공유'는 우리 경제의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공유지에는 비극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중국에서 일어났던 비극을 한국에서 보지 않으려면, 당국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fair@fnnews.com 한영준 산업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