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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Money] 은퇴자금 굴려주는 TDF, 운용 규모 1년새 1兆 돌파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2 17:04

수정 2018.04.22 17:04

[Money & Money] 은퇴자금 굴려주는 TDF, 운용 규모 1년새 1兆 돌파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은퇴 이후 자산을 굴려주는 TDF(타켓데이터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6년말 700억원 수준이던 운용 규모는 1년새 1조원을 돌파하며 퇴직연금 시장의 신흥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TDF 운용운자산 1조625억원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TDF 상품의 운용순자산은 1조625억원으로 집계됐다. TDF 운용순자산은 2016년 말 700억원에서 지난해 말 75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연초 이후로도 264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올초 이후 삼성한국형TDF2020증권투자신탁H[채권혼합-재간접형]에는 361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미래에셋자산배분TDF2025년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 재간접형)에는 157억원, 한국투자TDF알아서2045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모)에는 106억원이 자금이 유입됐다.


TDF의 수익률도 양호하다.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의 TDF 상품 수익률은 연초 이후 0.79%를 기록중이다. 6개월은 2.13%, 1년 9.48%, 2년 18.17%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했다.

TDF는 은퇴 시점을 목표로 설정해 생애 주기에 따라 자산 배분을 조정하는 펀드다. 자산을 축적해야 하는 시기에는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은퇴시점이 다가올수록 채권펀드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여간다. 은퇴 이후에는 쌓아온 자산을 배분하는 시기로 자산 보존이 자산 관리의 주요 목표가 된다.

TDF는 투자자들이 리밸런싱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은퇴시점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자산 비중을 자동적으로 조정해준다. 투자자 입장에선 은퇴 자산 관리가 훨씬 수월해지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선 2016년 4월 삼성자산운용이 TDF 상품을 출시한 뒤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7개 자산운용사가 잇따라 TDF 상품을 출시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경제구조가 되면서 기존의 운용방식으로는 은퇴자산의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없게 됐다"며 "TDF 시장이 커지며 투자자들의 은퇴자산 관리의 패러다임도 생각보다 빨리 바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TDF 정착 위해 제도 개선 필요 지적

TDF는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처음 출시됐다. 그러다 2006년 연금보호법 제정으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났고, 2007년 TDF가 적격기본투자상품으로 지정되며 최근 10년간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JP모간에 따르면 2006년 115억 달러(약 12조원) 수준이었던 미국 TDF 시장은 2016년 말 8870(약 945조원)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TDF는 다양한 자산군에 대한 분산투자, 생애주기별 적절한 비중의 위험자산 투자, 주기적인 자산배분 재조정 등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들에게 이점이 많은 장기 투자상품으로 평가된다.

TDF가 퇴직연금의 주요 상품으로 자리매김 한 만큼 이와 관련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퇴직연금 운용규정에 따르면 초기 주식 비중이 40%가 넘는 TDF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김혜령 미래에셋자산운용 수석연구원은 "적립금의 100%를 TDF에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한도 규정을 개선하고, 연금저축 간 계약 이전시 펀드 이동도 가능하게 하는 등 제도 개선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연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미국에서 TDF 시장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한국에서도 TDF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선 국내 실정에 맞는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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