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차기 금감원장 인선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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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연일체요? 지금 그곳(금융감독원)은 혼수상태인데 일단 새 수장이 오고 나서 조직부터 정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근 만난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현 상황을 이같이 평가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혼연일체의 정신으로 금융개혁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공조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최근 선임된 금감원장들의 잇단 낙마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는 물론 공조 분위기는 빛이 바랜 지 오래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채용비리라는 직격탄을 맞아 낙마한 데 이어 금융권 저승사자로 불린 김기식 전 금감원장마저 외유성 출장이 논란이 되며 사퇴했다. 이에 정부가 역점으로 밀어붙이는 금융개혁도 급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번지고 있다.

잇단 수장 공백으로 금감원 내부조직 역시 뒤숭숭하긴 마찬가지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무보고만 올 들어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새로 오실 원장님 코드가 감에 잡히지 않으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지방선거(6·13) 이후 신임 감독원장 인선이 진행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전임 원장 두 명의 사퇴 여파가 큰 만큼 인사검증 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공백이 길어지니 당장 처한 금융권의 시급한 현안 처리도 차일피일 밀릴 수밖에 없다.

최근 삼성증권 유령주식 파문이나 은행권 채용비리, 금융소비자 보호, 법정 최고금리 인하 여부 등 금융개혁과 관련한 일련의 일들은 모두 금감원의 관리 감독 검사의 대상이다. 새로운 대주주의 검증자격을 가리는 적격성 심사도 주요 업무다.

금융개혁, 적폐청산을 부르짖었던 문재인정부 집권 이후 금융·자본시장 주요 현안이 금감원 수장들의 도덕성 훼손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금투업계 고위 관계자는 "잇따라 옷을 벗은 두 전직 금감원장 역시 철저한 인사검증보다는 정권과 끈이 더 돈독했던 여파가 작용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새로 올 금감원장 인선은 어느 때보다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 금융검찰 금감원의 사기는 물론 금융개혁에 걸맞은 적임자가 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는 만사다.
더욱이 자본시장의 법과 질서, 원칙을 수호하는 금융감독원 인사는 금투업계는 물론 투자자에게도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정치적 인연이나 전문성 없는 낙하산들이 수장으로 오는 악연이 반복돼선 안 된다.

'관치금융'이라는 주홍글씨 대신 금융검찰이라는 본래의 닉네임이 어울리고 국민의 자산증식과 자본시장 업그레이드를 위할 적임자가 과연 누구일지 정부도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kakim@fnnews.com 김경아 증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