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스닥 활성화 약발 오래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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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은 때가 되면 되풀이된다.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시장 건전성을 키워 투자자로부터 믿음을 얻는다는 것이다. 효과는 있다.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은 지난 2월 8일 성명서에서 "정부와 거래소의 합동 '작전' 덕에 코스닥지수는 지난 16년의 최고점을 단숨에 돌파했다"며 "거래대금은 몸집(시가총액)이 5배가 넘는 코스피를 추월한 지 오래"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런 현상이 '작전' 없이도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효과는 반짝하고 말 뿐이다.

신시장은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새로운 산업과 경제를 이끌 기업을 키우는 역할을 맡고 있다.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이 상장된 미국 나스닥 시장이 그 예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이 컸다 싶으면 코스피 시장으로 둥지를 옮긴다. 지난해 카카오에 이어 올해 셀트리온이 이전 상장했다. 코스닥이 세계 신시장 중에서 나스닥, 중국 차이넥스트에 이어 시가총액 3위를 차지하는데도 제 역할을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주체도 다양하지 않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80%를 웃돈다.

나무가 모여 숲이 되듯이 주식시장은 기업으로 이뤄졌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은 중소.벤처기업 살리기와 함께 추진돼야 한다. 시장만 살고 기업은 죽는다면 코스닥 시장 활성화는 끝내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선 전체 상장사의 35.93%가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에 비해 5%포인트가량 늘어났다. 한 코스닥 시장 관계자는 "바이오주 거품이 꺼지면 코스닥 시장은 빠르게 침체될 수 있다"고 전했다. 상장사 또는 예비상장사들이 실제 역량을 키울 방법이 무엇인지 좀 더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개별적인 생물학적 구성요소의 회복에 중점을 둔다.'

한 지방자치단체의 생태계 복원 원칙 중 하나다. 진정한 의미의 복원은 생태계 안에서 구성원이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 때 가능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코스닥 시장은 중소.벤처기업들이 유기적 관계를 맺고 활동하는 생태계다. 시장만큼이나 기업에도 신경써야 한다.
'데자뷔'는 이미 본 적 있거나 경험한 듯한 느낌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펼칠 때만 시장이 잠깐 떠오르다 이내 잠잠해지는 모습은 이제 그만보고 싶다. 이번에야말로 데자뷔가 느낌에 그치길 바란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증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