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美 영주권보다 조국 택했어요"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4 17:04

수정 2018.04.24 17:04

하버드대 출신 미 변호사 양정훈씨 공군장교 입대

"조국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공익변호사가 돼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습니다."

국제변호사 자격증을 취득, 해외에서의 안락한 삶을 꿈꾸기보다 조국의 병역 의무를 이행하면서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민생변호사'가 되겠다는 현역 군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공군본부 법제과에서 국제법을 담당하는 법무 행정장교 양정훈 중위(28·사진). 양 중위는 미국 변호사 대신 조국의 공군장교를 선택했다고 공군 측이 24일 밝혔다.

지난 2016년 미국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지난해 뉴욕주와 매사추세츠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으로 미국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었지만, 조국을 위한 신성한 병역의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한민국 공군에 입대했다.

양 중위는 평소에도 어려운 사람들을 소리소문없이 돕는 따뜻한 장교로 입소문을 탔다.
법학전문대학원 재학 시절 임대주택 거주자들의 주거분쟁 청문회 법률지원을 위한 '하버드 테넌트 어드보커시 프로젝트'의 학생대표로도 활동했다.

양 중위는 또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 법률자문 단체의 봉사활동 등 미국 사회에서 법적 문제로 곤경에 빠진 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이런 그의 봉사정신은 미국 이민생활 중 가족 전체가 힘든 삶을 살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사기를 당해 경제적.심리적으로 곤경에 빠졌지만 양 중위 가족은 변호사를 선임할 돈이 없어 제대로 법률지원도 받지 못하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낮에는 막일을 하고 밤에는 야간학교를 다니며 공부했던 그는 자신과 같이 경제적 문제로 법률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가장 낮은 위치에서 그들을 돕는 변호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양 중위는 "부족하나마 제가 가진 지식을 조국과 국민을 위해 나눌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저처럼 사회적 조건에 의해 법적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가장 낮은 곳에서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공익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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