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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멕시코 페소 가치 급락, 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4 17:06

수정 2018.04.24 17:06

NAFTA재협상 타결 기대감에 1분기 주요 통화 최고 상승률
7월 대선 앞두고 열린 토론회.. 포퓰리즘 성향 후보당선 유력
달러당 페소 18.85로 급락세
잘 나가던 멕시코 페소 가치 급락, 왜?

멕시코 페소가 급락했다. 올들어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던 페소가 돌연 급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석달 뒤 대통령 선거에서 포퓰리스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투자자들의 우려가 기폭제였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페소는 이날 갑작스럽게 급락세로 돌아서 미국달러에 대해 4.5% 급락한 18.85페소로 떨어졌다. 특히 일부 프로그램 투자자들이 추가 하락을 우려하는 기준인 100일 이동평균선도 이날 무너져 하락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예고했다.

페소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타결 기대감 속에 올 1.4분기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9.2%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16일에는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페소 급락 기폭제는 전날 밤의 TV 대선주자 토론이었다. 오는 7월 1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 후보가 일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이날 첫번째 토론에서 선방하면서 1위 자리를 굳힐 것이란 우려가 고조된 것이 페소 급락을 불렀다.

멕시코시티 시장 출신으로 다혈질로 알려진 로페스 오브라도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공격에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대응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보여 2위 후보인 리카르도 아나야와 격차를 더 벌렸을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첫번째 대권도전에서 근소한 차로 패하고, 2012년 대선에서도 패했던 로페스 오브라도는 올해 64세로, 이번에 치러지는 선거에선 2위와 격차를 20%포인트 넘게 벌리며 여유있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첫번째 토론은 로페스 오브라도가 지지율을 지켜내느냐 2위에 추격을 허용하느냐를 가름할 분수령으로 간주돼왔다.

한편 NAFTA 타결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의 국경장벽 강화를 NAFTA 조건에 추가하겠다고 밝히면서 협상이 다시 난관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특히 로페스 오브라도가 대통령이 되면 NAFTA 재협상은 더 복잡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부 정치 분석가들은 로페스 오브라도가 사회주의 경제정책으로 국가를 파탄낸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보다는 빈민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이전 정부의 시장친화적인 개혁을 추진한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전 대통령에 가깝다고 보고 있지만 그의 포퓰리스트 정책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가라앉히지는 못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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