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민과 약속 안지키는 정치는 비상식” 국회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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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동시개헌 무산 공식화… 靑 남북정상회담 후 추후 대응 결정
靑고위급 “개헌안 철회 아니다”… 국회, 발의 60일내 투표 거쳐야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13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 무산을 공식화하며 국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가 정부 개헌안을 한 차례도 심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책임을 물었고 정치권 모두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주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비상식'이라고 까지 표현했다. 청와대는 추후 대응방안에 대해선 사흘 앞으로 다가온 2018 남북정상회담 이후 결정하되 개헌과 별개로 국민 기본권 확대, 지방분권 확대, 대통령 권한 축소 등 개헌안 취지는 정부 정책을 통해 구현해 내겠다는 입장이다.

■文대통령, "6월개헌 무산, 매우 유감"

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국민투표법이 기간 안에 결정되지 않아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실시가 무산되고 말았다"며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메시지는 문 대통령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회는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모아 발의한 개헌안을 단 한 번도 심의조차 하지 않은 채 국민투표 자체를 하지 못하게 했다"며 국회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약속을 마치 없었던 일처럼 넘기는 것도, 2014년 7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위헌법률이 된 국민투표법을 3년 넘게 방치하고 있는 것도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비상식이 아무런 고민없이 그저 되풀이되는 우리의 정치를 이해하기가 참으로 어렵다"고 개탄했다. 대선공약 이행을 주요 과제로 삼고 추진해온 문 대통령의 실망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다음 스텝에 대해선 장고에 들어간 모양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제가 발의한 개헌안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심사숙고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개헌안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청와대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발의 60일째가 되는 5월 24일 국회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 여야 간 합의가 어려운 상황에서 개헌안 부결이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개헌안을 스스로 거둬들이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靑 차선책 고심..與野는 책임공방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철회는 아니다"고 단언하며 "6월 개헌은 물 건너갔으나 대통령이 발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 국회가 투표해야 하니 그때까지는 유효하다. 어떻게 할지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개헌 논의를 재촉구할지, 재촉구한다면 목표시기를 언제로 할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6월 개헌 무산을 두고 책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소중한 개헌 기회가 무산됐다며 2020년 총선까지 개헌 동력을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개헌 논의를 이어가겠다며 개헌 무산을 선언한 청와대와 여당이야말로 개헌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고 역공을 폈다. 실제 한국당은 6월까지 여야가 개헌 합의안을 마련하고 9월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고 주장해온 바 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조만간 의원총회 등을 열고 개헌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