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서울국제금융포럼] "디지털금융 발맞춰 변화하려면 규제 틀부터 혁신하라"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4 17:24

수정 2018.04.25 17:25

"낡은 제도·행정 바뀌어야" 국내외 금융 전문가 조언
"금융 패러다임 혁신 시급.. 비오기 전에 지붕 고치길"
김동연 부총리 업계에 당부
축사하는 김동연 부총리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제19회 서울국제금융포럼'이 24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금융권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틀 일정으로 성황리에 개막됐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축사를 통해 "금융 패러다임의 혁신 타이밍이 더욱 시급해진 상황"이라며 금융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축사하는 김동연 부총리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제19회 서울국제금융포럼'이 24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금융권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틀 일정으로 성황리에 개막됐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축사를 통해 "금융 패러다임의 혁신 타이밍이 더욱 시급해진 상황"이라며 금융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블록체인 기술 확대와 가상화폐 활성화로 가상화폐공개(ICO)를 비롯한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있으며, 금융과 IT기술의 융합으로 '디지털금융'으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변화를 거슬러 현재의 틀 안에서 규제하기보다는 유연하게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활성화할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금융전문가들은 제안했다.

■새로운 금융환경, 기존규제 적용 어려워

24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금융의 새로운 지평과 도전'이라는 주제로 주최한 제19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IMF 봄총회에 참석했는데 IMF의 보고서 제목이 지난해까지는 '기회의 창은 열려있다'였는데, 올해는 '기회의 창은 아직 열려있다'로 바뀐 것을 보고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미세한 문구의 변화지만 금융 패러다임의 혁신 타이밍이 더욱 시급해진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부총리는 "위기와 도전과제가 멀리서 어렴풋이 보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구름이 우리 머리 가까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이미 비는 내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비가 오기 전에 우리가 지붕을 고쳐놔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새로운 금융환경에 따라 규제도 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미래금융연구센터장은 "현재 한국은 ICO 등 새로운 움직임이 나오고 있지만 규제 때문에 자원을 외부로 유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규제환경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쉬운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데이비드 여맥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금융학과장 역시 "ICO가 블록체인과 핀테크, 스타트업 등의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정부들은 이를 규제하기보다는 심도 있게 검토하고 허용해야 한다"면서 "일부 국가에서 이를 규제하는 것은 창업정신을 퇴출시키는 일이며, 결국 다른 해외시장으로 이동하는 결과만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알레산드로 하타미 더페이스메이커스 대표는 "규제가 필요한 이유가 경제적인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가상화폐 규제를 위한 현재의 제도와 행정이 너무나 낙후됐다"면서 "기존에 이렇게 이뤄져와서 오늘날에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드 킴 런던 트러스트 미디어책임자는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서 목적을 달성하느냐인데, 이런 사람들의 움직임을 막으려고 하면 혁신산업 발전이 저해될 것"이라면서 "결국 사람들이 중요한 것이며, 사람들이 기술의 주인이기 때문에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는 프레임 워크만 제공해서 완전히 붕괴되지 않게 하고, 일단 사람들이 성공하고 번영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과도한 규제, 금융혁신 동기 부여 못해

더 구체적으로 국내 금융당국이 금융기술 발전에 따른 감독 및 법령 정비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균관대 고동원 교수는 "현재 감독 및 법령은 금융기술 발전을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새로운 금융기술 발전에 따른 감독 방향을 정비해야 한다"면서"현재 금융법령의 특징은 너무 과도한 사전적 규제를 하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에게 금융혁신의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은행과 증권, 은행과 보험 등 금융 간 결합을 생각했지만 이제는 비금융과 금융 간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해야 하며, 전통적 겸업화를 탈피하고 규제당국도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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