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 "옛 세운상가 일대 인쇄골목 청년 창작인쇄 메카로 육성"

"인류역사에 있어 인쇄는 단순히 복제를 위한 기능이 아니라, 평등과 자유를 향한 혁명의 기술이었습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사진)이 옛 세운상가였던 '다시세운'지역의 인쇄산업을 육성.재생시키겠다는 각오에 앞서 던진 그의 인쇄정책 철학이다.

진 본부장은 세상을 바꾼 인쇄 지식산업으로 다시세운의 변화를 이끌어 가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쇄산업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서울의 대표 도심산업으로 세운상가군 일대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본부장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은 종교개혁이 유럽 각국에 확산되는 계기가 됐고, 서구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세계 최초 금속활자인쇄술을 가진 우리역사는 사회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왕실이 활자의 제작에서부터 인쇄, 출판, 유통 과정을 독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시민주도의 역사적 순간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896년 독립신문을 시작으로 신문들이 독립을 위한 계몽에 기여한 것은 현대식 인쇄술과 광인사와 같은 민간자본 투자의 인쇄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 3.1 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도 목숨을 걸고 인쇄한 3만5000장의 독립선언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70~80년대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던 시기에 정의와 진실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을지로와 충무로 인쇄골목에서 찍어낸 인쇄물이었다.

진 본부장은 이런 역사적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쇄소 대부분이 세운상가군 일대 을지로와 충무로에 걸쳐 형성된 인쇄산업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일대는 복잡한 인쇄공정으로 인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기획, 디자인, 인쇄, 후가공 업체들이 오밀조밀 붙어있어 하나의 컨베이어벨트처럼 움직이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세운상가군 일대 인쇄골목은 디지털미디어의 등장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현재도 서울 인쇄업체의 67.5%, 전국 인쇄업체의 30%가 밀집해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인쇄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아날로그에 대한 열광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디자이너로 레터프레스 기술을 배워 디자인제품 출시를 앞둔 기업, 고급인쇄기술로 해외수출까지 하는 기업, 청년중심의 디자인.패키지 기업들이 이곳에 밀집돼 있다고 소개했다. 또 부모님이 운영하던 인쇄소를 이어받아 2세대 인쇄인이 된 청년들도 적지 않다고 했다. 인쇄산업에도 청년 창업과 일자리가 열려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이 인쇄골목의 활성화와 더 많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부분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3월 이 일대를 창작인쇄산업으로 활성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단기적으론 인쇄산업진흥계획을 세워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장기적으론 친환경인쇄산업으로 전환시키겠다고 말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