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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제구호개발 NGO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 "우리가 함께 한다면 희망이 있습니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6 17:23

수정 2018.04.26 17:23

세계 40개국서 375개 사업 진행.. 빈곤·전쟁·재난 지역에 사랑 전파
'청지기'임을 자임하는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오른쪽)은 "후원자들로부터 받은 소중한 자원을 꼭 필요한 곳에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청지기'임을 자임하는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오른쪽)은 "후원자들로부터 받은 소중한 자원을 꼭 필요한 곳에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우리가 '함께'한다면 희망이 있고 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한국월드비전 제8대 회장으로 6년간 일해온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71.사진)은 "비정부기구(NGO) 회장으로 사명감과 부담감도 크지만 무엇보다 58만명이 넘는 후원자 등 훌륭한 동반자들이 함께 있기에 기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전 세계 가장 취약한 아동.가정.지역사회가 빈곤과 불평등에서 벗어나도록 지원하는 국제구호개발 NGO다. 1950년 6·25전쟁으로 인한 전쟁고아와 남편을 잃은 부인들을 돕기 위해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어스와 한경직 목사에 의해 설립됐는데, 최근에는 활동지역을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로 넓혔다.
현재 월드비전은 100여개 나라에서 4만6000여명의 직원이 2억5000만명에 달하는 지구촌 이웃들과 함께 국제구호, 지역개발, 옹호사업을 펼치는 세계 최대규모의 국제구호개발 NGO로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한국월드비전은 비록 후원을 받는 나라에서 시작했지만 1991년 이후 도움을 주는 나라로 역사적 전환을 이뤘다. 현재 한국월드비전이 운영하는 한 해 2510억원의 예산은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전체 후원 규모 4번째 국가다.

양 회장은 "극심한 빈곤과 전쟁 그리고 자연재난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후원자와 함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희망의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수많은 후원자와 봉사자 그리고 자립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 지역사회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월드비전은 2년 전 '2030 우리의 약속'이라는 글로벌 슬로건 아래 가장 취약한 지역에 집중하는 중이다. 분쟁지역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현재 전 세계 40개국에서 375개 사업을 진행 중인 한국월드비전도 이를 위해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필요한 자원개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난민 아동의 실태를 알리고 분쟁으로 고통받는 어린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아이엠(I AM)' 캠페인을 시작한 것도 그 일환이다. 다가오는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에는 분쟁피해지역 아동에 대한 사회적 화두를 제시하는 활동도 예정돼 있다.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학과 매사추세츠공대(MIT), 일리노이대학에서 석.박사를 마친 양 회장은 사실 연구자와 경영인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미국 IBM 왓슨중앙연구소 연구원, SK그룹 회장실 및 SK케미칼 기획관리실장, 세계적인 식품향료 제조회사인 미국 센시엔트 테크놀로지 마케팅및기술총괄 부사장을 거쳐 2007년부터 2011년까지 CJ제일제당 글로벌신규사업개발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랬던 그가 월드비전에 몸담게 된 것은 조직의 핵심가치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양 회장이 특히 마음에 새기는 부분은 '청지기 정신'이다. 전 세계 월드비전 직원들은 6개의 월드비전 핵심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 중 하나가 '우리는 청지기입니다'다. '후원자들로부터 받은 자원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위탁물이며, 이 소중한 자원을 꼭 필요한 곳에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는 "이 가치들이 마음에 와닿아 월드비전으로 오게 됐다"며 "월드비전이 높은 사업적 전문성과 투명성을 추구하는 것은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함"이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양 회장은 "조직이 운영되는 것은 NGO도 일반기업과 다르지 않다.
다만 조직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와 목적이 기업과 같은 이윤추구가 아닌 사명감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며 "지난 6년간 월드비전 회장으로 일하면서 사명감에 기업의 효율성과 경영방식을 더해 '비영리의 가치'를 이룰 수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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