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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바이오로직스 지분 묶인 삼성물산, 그룹 지배구조 재편작업 ‘빨간불’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3 17:15

수정 2018.05.03 17:15

금융위, 금산분리 해소 압박..삼성물산, 바이오 지분 팔아 전자 지분 사려던 계획 차질
합병 공정성 문제로 확대..바이오 최대주주 제일모직 평가액 늘어 합병과정 유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바이오로직스 지분 묶인 삼성물산, 그룹 지배구조 재편작업 ‘빨간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삼성그룹의 금산분리 해소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활용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4% 보유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문제가 되는 건 삼성그룹의 금산분리를 위한 유력한 시나리오 하나가 용도폐기될 수 있어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금융회사의 대기업 계열사 주식소유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자발적으로 적극 강구해 달라"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정조준했다.

금산분리 문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 과제다. 삼성그룹은 현재 '이건희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의 출자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23%(1062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보험사가 3% 이내로 보유할 수 있는 계열사 주식가치를 '시장가치'로 바꾸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20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시장은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의 정점인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43.44%)을 매각해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회계기준 위반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며 금산분리의 유력 시나리오가 힘을 잃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수개월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현재로선 지분 매각이 어려워 보인다"며 "금산분리 등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셈법이 더 복잡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영향 가능성도 제기

삼성바이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의 공정성 문제로도 연결된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는 제일모직(현 삼성물산)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올라가 제일모직의 평가액도 증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었고, 제일모직은 지분 23.2%를 보유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합병 삼성물산 지분 16.5%를 보유해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SDS 지분을 확보해 그룹 경영권을 강화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양사 간 합병은 2015년 5월 이뤄졌고, 논란이 된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변경은 2015년 말에 이뤄져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특별감리한 결과 회계처리 위반이 있던 것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계속 적자를 내다가 상장 직전인 2015년에 1조9000억원 순이익을 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변경한 점에 문제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결과에 따른 제재는 향후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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