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유커 돌아왔다고요? 아직은 유커 대신 싼커·보따리상만

中노동절 특수 기대했던 명동 가보니 
단체관광객 버스 안보이고 면세점 화장품 매장엔 대리주문 받는 보따리상들
국내 면세점 매출 늘었지만 작년 사드보복 인한 기저효과

지난 5일 보따리상으로 보이는 중국인들이 서울 명동 롯데면세점 화장품 매장에 줄을 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주문을 받고 있다. /사진=오은선기자
"중국인 관광객이 작년보다 늘긴 했죠. 그런데 다 싼커(개별관광객)나 보따리상 위주예요. 깃발부대는 아직 못 봤어요."

지난 5일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 목걸이형 카드지갑을 걸고 계속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중국인들이 매장에 주를 이룬다.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대리구매 주문을 받는, 일명 '다이궁(代工·보따리상)'들이다. 면세점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중국 노동절 연휴기간인 지금이 가장 관광객이 많을 시기"라며 "하지만 아직 단체관광객이 오지 않아 사드사태 전인 2016년도에 비하면 절반 정도"라고 말했다.

■명동거리 꽉 메우던 관광버스도 아직

같은 날 오후 서울 명동 거리는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양손에 쇼핑백을 가득 들고 명동 거리를 전전했다. 이전처럼 여행사별로 깃발을 앞세운 단체관광객들이 우르르 한 화장품가게로 몰려가던 진풍경은 아직 볼 수 없다. 한때 명동 거리를 가득 메워 교통체증을 유발하던 단체관광객을 위한 버스도 보이지 않았다. 중국인 관광객 대다수는 개별관광객이기 때문이다.

명동의 한 화장품가게 직원은 "4월에 날씨가 좋아지며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게 확실히 느껴진다"며 "하지만 원래 5월은 노동절 연휴가 있어 단체관광객이 많이 오는 시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연휴 기간이라고 4월보다 사람이 많은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유통업계에선 단체관광객을 뜻하는 '유커'와 개별관광객을 말하는 '싼커'를 구별한다. 중국 정부에서 사드사태 이후 금지한 방한 관광은 단체관광객인 유커의 한국여행이다. 그동안 개별관광객인 싼커는 꾸준히 한국을 방문해왔다. 보따리상 역시 개별관광 비자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싼커에 포함된다.

최근 중국 정부는 지역별로 단체관광을 조금씩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수도인 베이징과 산둥성에 한해 유커 방한을 허용한 데 이어 4일엔 우한 지역도 추가로 허용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은 보따리상과 개별관광객이 대부분이라 아직 유커가 돌아왔다고 볼 수 없다"며 "앞으로 단체관광객이 더 많이 들어오면 이전과 같은 매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백화점, 사드로 최악이던 지난해보다 매출 호전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노동절 기간 면세점의 중국인 매출 신장률은 크게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사드보복으로 인한 매출 급감으로 인해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개별관광객은 그만큼 늘었지만 사드보복 이전과 같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방한 움직임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중국 노동절 연휴 기간 롯데면세점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 이 중 중국인 비중은 약 70%다. 중국인 매출만 따져보면 90%가량 늘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매출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이맘때 사드보복으로 인한 매출 하락이 최악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각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의 매출 역시 90% 가까이 늘었다. 중국인 매출은 95%까지 늘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루이비통 및 명품 브랜드의 입점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으며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4월 한 달간 중국인 매출이 67.3%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하면 면세점, 백화점 등에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노동절 연휴였던 것에 비하면 예년에 비해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