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문재인 정부 1년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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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집권 1년을 맞아 분야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탄핵정국 속에 조기대선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는 과거 정부와 달리 인수위원회 대신 국가기획위원회를 구성해 국정 안정화를 꾀했다.

지난 1년간 눈에 띄는 성과는 전쟁 위기까지 내몰렸던 한반도 정세에 해빙 무드를 조성한 것이다. 북핵과 중장거리미사일 실험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은 비상시 자국민 탈출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한 외국계 임원은 당장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데 한국인들은 어떻게 태연할 수 있냐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기까지 했다.

수십년간 이어진 남북 긴장상태로 우리만 전쟁에 대한 불감증으로 피부로 느끼지 못했던 것일까. 새해 들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전쟁론은 극적인 변화를 맞았다. 북한의 변화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새 정부의 평화를 위한 끈질긴 설득과 노력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까지 갈 길이 아직 멀지만 일단 남북관계는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북핵과 미사일 실험 상황과 올해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다. 이처럼 분단 65년간 총부리를 겨눴던 남북이 화해 분위기로 전환되고 전 세계의 지지를 받는 것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진전이다.

하지만 경제분야로 눈을 돌리면 평가는 달라진다. 최흥식,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한달 새 각각 채용비리와 셀프후원금 사태로 낙마했다. 금융당국의 도덕성이 타격 받으면서 금융개혁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실업률은 고공행진이고 자영업자들의 경기도 위태롭다. 금리인상기 가계부채는 언제든 부실뇌관이 될 수 있다. 올해 3% 성장이 기대된다지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착시란 경고음이 들린다. 반도체 등도 중국의 대규모 투자로 선두자리가 불안하다. 조선, 철강 등 한때 우리 주력산업이 중국에 따라잡힌 것을 보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시장도 연구보다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기회를 내팽개치고 있다. 미래의 통화가 될 수 있는 가상화폐는 육성보다 규제로 일관해 시장을 해외로 뺏기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공개(ICO) 수요가 싱가포르로 몰리면서 싱가포르가 가상화폐 허브로 부상하는 것이다. 우리와 중국이 ICO를 전면 금지한 데 따른 현상이다.
가상화폐는 차세대산업으로 기대되는 블록체인 기술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새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온다.

부동산시장 등도 규제 일변도로 틀어막으면서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경제에 대한 뚜렷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의 봄이 찾아 오듯이 경제의 봄은 언제쯤 올까.

임광복 정치부 lkbms@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