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中企 대북사업, 영속성 보장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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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신경제지도 구상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소기업들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구상'이 '현실화'를 앞두고 있어서다.

신경제지도는 한반도를 'H'자 형태로 묶은 경제 벨트다. 서쪽으로는 목포에서 인천을 지나 신의주까지 간다. 부산에서 시작되는 동해 벨트는 포항, 설악을 지나 나진.선봉 지대를 거친다. 인천-강릉-함흥을 잇는 접경 벨트가 가운데를 구성한다.

특히 환서해 벨트는 개성특구, 해주 경제특구, 남포 등 산업단지를 중국과 철도로 연결하는 형태다. 중국횡단철도, 시베리아횡단철도 등을 통해 유럽까지 이어진다. 철도가 유럽까지 닿으면 바닷길을 이용할 때보다 기업들의 수출이 활발해질 것은 자명하다. 물류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제지도를 가능케 한 것은 중소기업들이다. 목포와 새만금을 지나는 전라도 등지에 물류 이점을 이용한 조선.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자리를 잡았다. 동해권에는 중화학공업 협력사들이 포진해 있다. 온 경제가 서울.수도권으로 몰려 있을 때 중소기업들은 지방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해왔다.

이론적인 구상은 차치하고라도 북한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58만 중소기업체들의 새 시장이 될 수 있다. 크게는 인프라 업체부터 주방.생활가전 등 내수시장 정체로 돌파구가 필요한 제조 업체들은 북한 인구를 시장으로 가지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이런 이유로 개성공단 기업인들을 필두로 중소기업들은 남북 경협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금은 남북 경협의 끈이 끊어져 있지만 중소기업계의 대북사업 참여 의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시는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일방적 결정으로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길게 보고 연속성 있게 가야 한다.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은 유지돼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을 국회에서 서둘러 비준 동의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국회는 '중소기업 보호'와 같은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중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한다.

psy@fnnews.com 박소연 산업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