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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자연임신요법 '나프로 임신법', 최적의 가임상태 이용해 자연임신 유도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0 17:14

수정 2018.05.10 17:14

여의도성모병원 산부인과 이영 교수가 나프로 임신법을 시행하는 산모에게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여의도성모병원 산부인과 이영 교수가 나프로 임신법을 시행하는 산모에게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최근 고령산모가 늘어나면서 자연임신이 어려워 인공수정을 시행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수정과 시험관 시술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연임신에 성공한 산모가 있습니다.

36세 양 모씨는 인공수정 3번, 시험관시술 4번을 시행했지만 임신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자연임신요법인 '나프로 임신법'으로 임신에 성공한 후 지난 4일 건강한 남자아이의 출산에 성공했습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지난 2016년 국내 최초로 나프로 임신법을 도입 후 2017년 3월 2일 첫 출산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열다섯번째 아기까지 탄생했습니다.

나프로 임신법은 자연적인 임신(natural procreation)의 합성어로 여성 스스로 질 점액을 관찰해 배란일을 예측하고 배란관련 호르몬 변화를 감지해 최적의 가임상태를 이용해 자연임신을 유도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여의도성모병원 나프로임신센터에서는 157쌍에서 42명이 45건 임신(중복임신 3건 포함)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임신 성공률은 28.7%로 체외수정 성공률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치입니다.

여의도성모병원 산부인과 이영 교수(나프로임신센터장)는 10일 "시험관시술 등 인공수정에 실패한 경우 산모들이 육체적.정신적 피해가 크지만 산모의 강력한 의지와 나프로임신법의 조화로 건강한 아이를 분만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나프로임신법을 난임의 극복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적인 건강을 관리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평생 여성 건강관리법으로서 향후 국내 보급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 씨는 지난 2015년부터 3회 인공수정을 비롯, 2016년 4회 시험관 시술 등 총 7차례에 걸쳐 임신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불규칙한 생리주기와 연이은 보조생식술 실패 등을 겪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7년 4월 여의도성모병원 나프로 임신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이후 점액관찰법을 통한 기록으로 지속적인 점액 분비로 인한 가임기 확인의 어려움, 무배란 등의 증상을 확인했고 5개월 간의 치료 끝에 네 번째 생리주기에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양 씨는 생리주기가 34~48일로 불규칙했지만 나프로임신법을 통해 최적의 가임기를 발견한 후 이를 이용해 임신에 성공한 것입니다.

보통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거나 긴 경우 출산예정일이 실제 태아의 발달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나프로임신법은 수정이 이루어진 날을 추정할 수 있어 이를 기준으로 출산예정일을 산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태아의 발달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수정이 이루어진 날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다음 생리 예정일 이전에 소변검사로 임신을 빨리 확인할 수 있어 임신유지를 위한 관리를 조기에 시작할 수 있습니다.

양씨의 경우 수정일 기준으로 산출된 출산 예정일은 5월 12일이었지만 5월 4일 양막이 파수되어 임신 38주 6일에 3.19kg의 건강한 남아를 출산했습니다.


산모는 자연분만을 위해 노력했지만 태아의 자세가 자연분만을 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으로 제왕절개를 시행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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