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심의'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일자리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열린 '2018 미국경제학회(AEA)'에서는 AI가 의사와 파일럿, 과학자 등 '좋은 일자리'에 더 타격을 준다는 내용이 논의됐다. 이 학회에 따르면 AI가 생산성 향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AI가 대체하는 일자리는 높은 부가가치를 내는 전문적인 일이고 대체되는 일자리인 사람 손이 가는 직업은 대부분 노동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의사들은 대체될 일자리 중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지난 2016년부터 국내 8개 병원에도 '왓슨 포 온콜로지'라는 AI가 도입돼 의료현장에 사용되고 있다. 물론 현재 AI는 의사들의 보조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AI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구글은 당뇨망막병증을 진단하는 툴을 개발했다. 또 전이암 세포를 찾아내는 분야로 넓히고 있다. 전이성 유방암 진단은 이미지 크기는 눈으로 식별할 정도로 크지만 아주 작은 크기로 존재하는 전이암 세포를 영상으로 보고 눈으로 찾아내기가 힘들다. 실제 종양 위치파악점수를 확인한 결과 병리 의사는 평균 0.73인 데 비해 구글 AI는 0.91이 나왔다. 이처럼 영상 진단분야는 사람의 눈보다 AI가 빠른 시간에 잠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면 의사는 앞으로 어떤 진료를 해야 할까. 환자가 의사를 찾아가 진료를 볼 때는 빠른 진단과 치료뿐만 아니라 위로를 받고 싶은 심정도 있다. 우리가 의사를 찾아갈 때 명의(名醫)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고통을 먼저 생각해주는 심의(心醫)인 경우 만족도가 높다.

고대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편작은 의술도 뛰어나지만 사람 마음을 잘 헤아리는 심의로 잘 알려져 있다. 삼형제가 의사였지만 명의로 이름을 떨쳤던 편작은 두 형이 자신보다 뛰어난 심의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큰형은 명의 중 명의로 상대방이 아픔을 느끼지 전에 말소리를 듣고 얼굴빛만 보고도 장차 어떤 병이 생길 것임을 알아 병이 생기기도 전에 원인을 제거해준다는 것이다. 둘째 형은 상대방이 병세가 미미한 상태에서 그의 병을 미리 알고 초기에 환자를 미리 치료해준다. 이 둘에게 진료를 받으면 자신의 병을 낫게 해주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신은 환자의 병이 악화돼 환자가 고통 속에 신음할 때가 돼야 비로소 병을 치료하므로 사람들이 명의라 한다는 것이다.

AI에 영상을 통한 진단을 맡기는 시대가 온다고 해도 환자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은 사람인 의사만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의사가 어떤 의사인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산업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