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농가소득 높이기, 통계 활용하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7 17:02

수정 2018.05.17 17:02

[특별기고] 농가소득 높이기, 통계 활용하자

통계는 세상을 움직이는 과학이라는 말이 있듯이 기상예보, 물가동향, 스포츠 경기 등 우리 생활 전반에 통계와 관계되지 않은 것이 거의 없다.

통계는 예로부터 농업분야에서도 크게 활용되고 발전해 왔다. 조선 세종 때는 각 도(道)의 관찰사에게 명해 노농(老農)의 농사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농업 통계를 집대성한 '농사직설'을 편찬해 각종 농작물 재배에 활용했다. 1년을 24절기로 나누어 계절적 변화에 따라 농사를 지어온 것도 날씨 속 생활통계라고 볼 수 있다. 제대로 된 기술이나 기록장치가 없음에도 통계를 통해 농업을 발전시키고 실생활에 활용해온 선조들의 지혜가 존경스럽다.

최근 기후환경 변화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농업분야에서 통계의 정확한 측정과 제대로 된 활용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기후환경 변화로 사과, 포도, 복숭아 등 주요 과일 주산지가 남부지방에서 강원, 충북 지방으로 북상한다는 최근 통계청의 발표는 농업인의 재배작목 선택과 정부의 농산물 수급안정에 있어 통계정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농협은 농업인의 통계정보 습득과 그것을 농사에 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5월 4일 통계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통계청의 뛰어난 연구조사 역량과 농협의 전국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다는 간절한 바람에서다.

농업인들에게 '통계 리터러시(Literacy)', 즉 통계를 제대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높여준다면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먼저 농협과 통계청이 가진 빅데이터 공유로 만들어진 농산물 수급예측 모형에 따라 최적의 작목을 선택하고 생산량을 조절해 농업소득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단순화·시각화된 농업통계집을 발간해 농업인의 농작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표본농가에 대한 통계교육을 실시해 통계오차도 줄일 수 있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년 농가소득은 3824만원으로 전년 대비 104만원 올랐다. 이는 2015년부터 3700만원 수준에서 정체돼 있던 농가소득이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제주지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가소득이 5000만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이뤘다. 농축산물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영농자재 가격 인하와 쌀 가격 지지를 위한 노력이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진 것도 확인됐다. 앞으로 '농산물 가격안정'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농산물 제값받기를 정착하고, 통계청과 함께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면 2020년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가 반드시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고령화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해 정부와 농협, 농민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 청년을 농촌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사가 힘들고 소득도 적다'는 통념을 걷어내고 '농업이 돈 벌 수 있는 사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2020년에는 농가소득이 5000만원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전국에 퍼지고, 대한민국 청년들이 앞다투어 농촌으로 달려오는 흐뭇한 상상을 해본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