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줄어든 고용, 흔들리는 수출..한국경제 곳곳 ‘침체 시그널’

이상신호 보이는 경기지표, 고용 증가 석달째 10만명대..수출도 반도체 의존도 심화
제조업 경기실사지수 하락..정부 "경기악화 판단 일러" 수출 늘고 소비도 개선중


경기지표가 이상신호를 보내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지표를 근거로 '경기침체 전조'가 보인다고 지적한다.

고용시장 위축에 따른 소비감소, 하락하는 경기선행지수, 반도체가 이끈 수출 증가의 착시효과 등을 위기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위기에 미국의 금리인상이 더해지면 완전히 침체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정부는 공식적으로 '하강 국면'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8일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올해 들어 한국 경제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평가가 우세하다. 일자리 감소가 가장 큰 이유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고용지표는 이미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월부터 3개월 연속 일자리 증가는 10만명대에 머물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체감실업률은 11.5%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높아졌고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3.4%다. 올해 들어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최악의 고용지표가 과연 일시적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하더라도 한시적 일자리 감소는 둔화시킬 수 있어도 근본적 해결점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고용악화는 소비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에서는 사람들의 소득이 얼마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이고, 이는 고용시장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며 "앞으로 소비가 부진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민간에서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는 것은 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반도체산업을 제외하면 실제 경기개선을 체감할 수 없다는 것. 실제 지난해 반도체가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였으며 올 3월 기준으로는 20.2%까지 늘었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요 산업이 침체를 겪다보니 반도체에 대한 의존이 심해지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수출산업에서 부진한 산업이 많이 있다"며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경기가 부진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 역시 "주력인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산업 경쟁력 확보 없이 일자리 창출이 안 되고 경기침체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선행지수도 점점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가 지난해 11월에는 83이었는데 지난 4월에는 77로 떨어졌다. 기업 규모와 업종별 모두 기업경기실사지수가 지난해에 비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이 정도 지표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있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의 판단은 조금 다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경기 하강 국면이라는 지적에 대해 "수출은 3∼4월 사상 최초로 500억달러 이상이었고 산업생산도 광공업 빼고 나쁜 흐름은 아니다"라며 "다만 지금 경기에 대해 여러 내용, 메시지가 혼재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재부 관계자 역시 "수출도 증가세이고 투자가 지난해에 비해 조금 뒤처지고 있지만 소비도 좋아지고 있어 경기가 나쁘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