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文대통령, '초강경파' 볼턴에 "이번엔 기만당했다는 과거 협상과 달라"

文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전 
볼턴-폼페이오 2인 별도로 만나
트럼프 정부 주변 '잡음' 정리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 두 번째)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워싱턴DC(미국)=조은효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현재 북·미 대화를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동시에 만나 "최근 보여준 북한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분명하다"고 강조한 뒤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안보 핵심 참모인 볼턴·폼페이오 두 사람을 별도로 접견한 건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 이후 미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북·미 회담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서둘러 차단하고, 북·미 담판의 동력 다시 주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백악관 영빈관에서 볼턴·폼페이오 두 사람을 접견한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난 25년간 북한과의 협상에서 기만당했다는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으나 이번은 역사상 최초로 '완전한 비핵화'를 공언하고 체제 안전과 경제발전을 희망하는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대상으로 협상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협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 대해 한반도의 역사의 진로를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길로 바꿀 수 있는 전례없는, 절대 놓쳐서는 안될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는 강경파 중에서도 '초강경파', '슈퍼 매파', '극단적 네오콘' 등으로 불리는 볼턴 보좌관을 겨냥한 말로 해석된다. 과거 2000년대 중반 부시 정부 당시 국무부 차관을 지낸 볼턴은 북한의 핵포기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가진 인물로 분류된다. 최근 북·미, 남북간 신경전도 볼턴이 연일 미국 언론을 통해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을 강조하고 나서자 북한이 "핵포기만 강요한다면 북·미 회담을 재고할 것"이라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로 맞받아치면서 촉발됐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북한과의 협상은 지난한 여정이 돨 것인 만큼 우리는 많은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고민해야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쉽지않은 과정을 넘어 전 세계에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 위업을 이루도록 두 분이 잘 보좌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특히, 볼턴 보좌관에겐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잘 보좌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 접견 모두 발언에서도 "한국이나 한반도의 어떤 운명이나 미래를 좌우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우리 한국 국민들이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건네는 등 시종일관 볼턴·폼페이오 두 사람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접견은 당초 예정 시간을 넘겨 50분간이나 진행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