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北 비핵화에 中 끝까지 동참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3 17:01

수정 2018.05.23 17:01

트럼프 경고성 메시지.. 제재 뒷문 열지 말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두 번째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후 태도가 좀 변했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다. 전날(21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미·북 간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중국은 북한과의 국경 경계를 튼튼히 하고 삼엄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때까지만 해도 완전한 비핵화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16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달라지기 시작됐다. 이어 같은 날 김계관 북한 외무성 1부상의 담화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무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99.9%"라고 말하고 있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 변화와 관련해 중국에 의혹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변화의 시점이 김 위원장이 중국 다롄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난 이후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환심을 사기 위해 대북제재를 풀어주고 있는 건 아닌가 의심한다. 실제로 이 같은 의심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들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포착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북한의 인력송출이 중국 공안의 묵인하에 소규모로 재개되고 있다. 평양 국제상품전람회에서 대북 금수품목인 중국산 트럭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이후 중국은 '차이나 패싱(중국 소외)' 논란에 휘말렸다. 정상회담과 그 이후에 이어질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서 자신들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설혹 소외되지 않더라도 혈맹인 북한이 한·미 쪽으로 기우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기우다.
정전협정의 당사국이자 동북아 평화·안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자리를 평화 테이블에서 뺀다는 발상은 현실적이지 않다.

중국이 경제발전을 지속하려면 동북아의 지역 안정이 필수요건이다.
중국은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결실을 이룰 때까지 북한에 대북제재의 뒷문을 열어주지 말아야 한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