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원의 차이나 톡]

美-中 남중국해 군사대치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 이어 남중국해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이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 군사기지화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이 발끈하며 초기대응에 나선 형국이다.

미 국방부는 당초 중국 측에 보냈던 다음 달 환태평양훈련(림팩) 참가 초청을 취소했다. 미 국방부의 크리스토퍼 로건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기지화에 대한 '초기대응'으로 중국 해군의 림팩훈련 참가 초청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림팩은 태평양 연안국 간 해상교통로 보호, 연합전력의 상호 작전능력을 증진하기 위해 미 해군 3함대사령부 주관으로 하와이 근해 등에서 격년제로 열리는 세계 최대 다국적 연합훈련이다. 한국 해군도 1990년부터 참가하고 있다. 올해 훈련에는 27개국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지난 2014년과 2016년에 이어 올해도 미국의 초청으로 당초 이 훈련에 참여키로 했다. 특히 미국 측이 이번 성명에서 중국에 대한 훈련 초청 취소를 '초기대응'이라고 밝혔다는 점이 관심을 끈다. 이는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기지화 행보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같은 미국의 강경대응은 중국 공군당국이 지난 18일 여러 대의 폭격기가 남중국해 섬과 암초 지역에서 해상 타격과 이착륙 훈련을 했다고 밝힌 게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폭격기가 남중국해에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행보에 주변국들의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의 폭격기 이착륙 훈련에 대해 주권침해 행위라며 즉각적 훈련중단을 요구했다.

중국과 밀착관계를 유지하는 필리핀도 이번 중국의 행보가 지역안정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건설적인 노력에 영향을 미칠까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의 림팩 초청 취소에 중국 측도 발끈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 국방부의 초청 취소결정은 매우 비건설적이고 경솔한 행동이며, 이는 중국과 미국의 상호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대한 비판에 대해 "우리는 단지 방어 목적의 시설을 짓는 것이며, 군사기지화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이는 미군이 하와이나 괌에 주둔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며, 규모 면에서 중국의 배치는 미국보다 훨씬 작다"고 반박했다. 미국과 중국 간 군사안보관계가 고강도 긴장관계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