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국내 유류 수송의 중심 대한송유관공사 판교저유소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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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송유관공사 판교저유소 전경. 판교저유소는 수도권 유류공급을 맡고 있는 시설로, 약 205만 배럴를 저장할 수 있는 40기의 탱크와 84개의 출하대를 통해 일일 약 44만 배럴를 출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fnDB

【성남(경기)=조지민 기자】 "전국에 깔려있는 송유관망이 서울에서 부산을 잇는 거리의 3배가 넘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석운동에 위치한 대한송유관공사 본사와 판교저유소엔 수십대의 대형 유조차들이 늘어서 있었다. 각기 다른 정유사들의 유조차들이 한 곳에 모여 정렬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판교저유소는 84개의 출하대를 통해 정유사와 유종별로 나눠서 석유제품을 유조차에 옮겨 담고 있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울산, 여수 등에 위치한 정유공장으로부터 전국 주요도시와 공항, 비축 기지를 연결하는 송유관망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90년에 설립돼 2001년에 민영기업으로 전환,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등 각 정유사와 정부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최준성 대한송유관공사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약 1200km의 전국 송유관 망을 통해 연간 국내 유류 소비량의 약 58%인 1억7000만배럴 이상의 경질유를 수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질유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휘발유, 등유, 경유, 항공유 등의 석유제품이다.

■실시간 원격 통제 시스템
대한송유관공사는 전국 수송관 망과 6곳에 위치한 저유소를 통해 국내에서 소비되는 석유제품의 절반 이상을 수송하면서 국가 에너지 대동맥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자체 운영시스템을 활용해 전국 송유관망을 관리하며 24시간 수송체계를 갖추고 있다. 구체적으론 감시제어 데이터 수집 시스템(SCADA)을 통해 전국 송유관망을 실시간으로 원격 감시·통제하고 있다. 저유탱크에서 유조차로 유류 적재과정을 관리하는 시스템인(TLS)와 송유관 누유·도유 동시 감시 시스템(LDS)도 자체 개발해 특허까지 취득했다. 본사에 위치한 중앙통제실에선 현황판을 통해 한 눈에 전국 송유관망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는 "LDS는 배관 내 압력 변화를 감지해 누유 지점을 찾아내는 시스템으로, 관리자가 이동 중에도 실시간으로 배관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송유관 관리를 위해 배관 직접 검사도 지난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검사는 매설 배관 내 검사장치를 주입해 배관의 부식, 갈라짐 등의 변형을 직접 확인한다. 검사를 통해 배관 손상 여부 및 도유 시설 설치 여부 등 종합적인 정보 취득이 가능하다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오는 2023년까지 전 배관에 대해 검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도유 근절 마스터 플랜 시행
대한송유관공사는 최근 감시기술 고도화 등을 통해 '도유' 근절 관리 강화대책을 강도 높게 시행하고 있다. 도유는 땅 속 1.5~2m 깊이에 묻힌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는 절도 행위를 의미한다. 최근 5년간 매년 10여건의 도유 사건으로 인해 제품 손실과 배관 복구, 토양 정화 비용 등으로 평균 27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올초엔 화재사고가 벌어져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이에 대한송유관공사는 도유 근절을 위해 관로순찰체계를 개편하고, CCTV를 관로 전 구간에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도유 적발 전담 조직도 취약구간과 가까운 곳에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더욱 정밀한 감시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20여억원을 투입해 감시시스템 성능 개선과 관로굴착 경보시스템 도입 등 감시 기술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회에 계류 중인 송유관안전법을 통해 도유 절취범뿐만 아니라 장물범에 대해서도 형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유범에 대한 신고 포상금도 6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는 "도유는 환경오염과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범죄행위로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온다"며 "활용 가능한 모든 인적, 기술적 방법을 통해 도유범죄를 예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