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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우, 쉼표 없는 작품관 “연기파 배우? NO”

입력 2018.05.25 17:21수정 2018.05.25 17:21
[fn★인터뷰] 김강우, 쉼표 없는 작품관 “연기파 배우? NO”


배우 김강우가 깊은 연기의 원동력을 밝혔다.

김강우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fn스타와 만나 MBC ‘데릴남편 오작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종영한 '데릴남편 오작두'는 김강우에게 인생캐릭터를 남기며 배우로서 진가를 재차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극 중 김강우는 순박한 시골남 오작두 부터 가야금 명인의 유일한 후계자인 오혁까지 1인 2역처럼 느껴지는 캐릭터를 특유의 안정감있는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또한 극 중 한승주(유이 분)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변화를 시키는 과정을 통해 깊이 있는 연기 내공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그간 장르물에서 보였던 모습과 전혀 다른 멜로 장인의 면모로 김강우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기자가 만난 김강우는 담백하면서도 직설적인 사람이었다. 군더더기 없는 진심과 단호하게 답변을 내놓는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한 김강우는 자연스러우면서도 뚜렷한 연기관을 전했다. '너스레' 같은 잠깐의 쉼표가 없는 우직한 배우 김강우는 진지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소신을 드러냈다.

먼저 촬영 동안 살이 5kg 감량했다는 김강우는 “24부작 드라마를 처음 해봤다. 작업에 집중하느라 밥을 잘 안 먹었다. 제가 잠을 잘 안 자기도 한다. 잠을 잘 못 자서 살이 빠진 것 같다. 일할 때는 예민하다. 조용한 곳에서밖에 잠을 못 잔다”고 그간의 고충을 말했다.

김강우를 향한 주부들의 뜨거운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김강우는 “아직은 모르겠다. 마트 좀 가보려 한다. 인기에 감사하다”며 “여자에게 헌신적이고 배려가 넘치고 신념 있는 근래 보기 드문 캐릭터다”라고 인기 비결에 대해 나름의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인생캐릭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김강우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아직 연기 인생이 많이 남았다. 만족은 없다. 다만 대부분의 남자 캐릭터들이 센 가운데 오작두 같은 캐릭터를 만나기 힘들다. 운이 좋았다”라고 객관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그의 겸손함과 달리 김강우는 극 중 오작두와 오혁을 오가며 강렬한 남성미부터 다정다감한 면모까지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김강우의 중저음 보이스, 디테일한 눈빛 연기는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 시키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도 했다.
[fn★인터뷰] 김강우, 쉼표 없는 작품관 “연기파 배우? NO”

인터뷰 내내 작품이 편했다고 밝힌 김강우는 “액션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격한 감정이 없었다. 유이 말만 잘 들으면 됐다”고 말하면서도 “전라도 사투리를 제가 써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어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후배 윤종석이 전라도 광주 출신이라 레슨을 받았다”고 전했다.

타이가 불편했다는 김강우. 실제 성격이 오작두와 비슷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라며 “제 성격을 교정하는 순간 연기를 하기 힘들다. 그래서 그런 질문에 답하기가 힘들다. 평소에도 나긋나긋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오작두랑은 다르다”라고 선을 그었다.

산 속 촬영이 만만치 않았을 터. 김강우는 “유이가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굉장히 덥다가도 춥다. 내복을 입고 낮에는 선풍기를 튼다. 그럼에도 유이는 한 번도 엄살을 부리거나 내색을 하지 않더라. 자기 연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봤다”며 후배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기도 했다.

‘데릴남편 오작두’가 전하는 무소유가 시청자들에게 깊이 있는 울림을 선사했다. 이에 김강우는 단호한 태도로 “무소유를 닮고 싶지는 않지만 현실과 상황에 만족한다는 것을 본받고 싶다. 더 많이 가지고 싶다는 욕심이 삶을 불행하게 만든다. 더 가진다고 한들 얼마나 더 행복할까”라고 답하며 철학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무소유의 메시지를 통해 보는 이들에게 힐링이라는 평을 받은 ‘데릴남편 오작두’, 실제로 김강우에게도 힐링이 됐을까. 이에 대해 김강우는 ”촬영을 위해 산에 올라가면서 ‘내가 참 작은 존재구나’를 느꼈다. 오작두처럼도 살 수 있구나. 평소 등산은 전혀 안 좋아한다. 오히려 물을 좋아한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참 좋다”고 자연인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fn★인터뷰] 김강우, 쉼표 없는 작품관 “연기파 배우? NO”

김강우는 올해 상반기 영화 ‘사라진 밤’에 이어 ‘데릴남편 오작두’까지 연이은 작품 활동, 장르적으로 많은 변신을 드러낸 바 있다.

'사라진 밤'에서 김강우는 아내를 살해하는 파격적인 모습에서부터 시체를 빼돌린 용의자로 의심을 받고, 이후 아내가 살아있음을 확신하고 철저히 무너지는 모습까지 소화하며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김강우는 다채로운 연기 변신에 “저는 기본적으로 연기파 배우가 아니다. 연기는 할수록 늘기 때문에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 연기를 잘 하고 싶다. 더 감성도 풍부해야하고 연기에 대한 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 소년, 청년, 중년 감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의외의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어 “변신이라고 생각 안한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 맞냐’는 질문이 제일 좋다. 인물에 많이 다가간 것이다”라고 겸허하게 대답했다.

상대역을 맡았던 유이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강우는 “유이를 존경하는 것 중 하나는 여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거울 보는 것보다 대본을 들고 있는 모습, 완벽하게 한승주가 되기 위해 인간 유이를 내려놓는 모습을 많이 배웠다. 후배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려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김강우는 “상 받고 싶은 마음은 ‘일(1)’도 없다. 제가 부끄럽지 않게 연기를 했다면 받고 싶기도 한데 좋은 작품과 캐릭터로 남았으니 됐다. 그저 한승주를 한 유이가 억울하지 않게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 진짜 잘 했다”며 연신 유이를 향한 배려심을 드러냈다.

한편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만큼 작품을 고르는 기준 역시 남다르지 않을까. 김강우는 “기준은 작품마다 다르다. ‘써클’은 시도가 흥미로워서 하고 싶었다. ‘사라진 밤’같은 경우에는 캐릭터로는 하고싶지 않았는데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 배우들 조합이 하고 싶었다. ‘데릴남편 오작두’ 같은 경우에는 캐릭터가 하고 싶었다”고 그만의 작품관을 전했다.

차기작을 겸허하게 기다리고 있다는 김강우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격정 멜로를 해보고 싶다. 풋풋한 멜로를 했다면 이제는 성숙한 멜로를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강우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며칠 전, 몇 년 만에 팬 카페에 글을 썼다. 팬들이 쓴 글을 보고 울기도 했다. 2003년, 신인에도 불구하고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했었다. 이 작품을 하면서 매칭이 많이 됐다.
16년 넘게 연기하면서 그런 가치를 잊지 않았고 이런 역을 겁내지 않게 한 것은 팬들의 힘이다. 굉장히 울컥했다. 앞으로 그 모습을 잃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했다”고 남다른 소감을 말했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