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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남·북·미 3자 나흘간 반전 끝에 '윈-윈 게임'으로 극적 전환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7 15:36

수정 2018.05.27 15:50

文대통령 중재외교 기사회생
김정은 위원장, 싱가포르 가는 길 청신호
트럼프 대통령, 협상 우위 점해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나흘간 한반도에선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한·미 정상회담(23일)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힘을 모으기로 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전격적인 취소(24일)와 재추진(25일), 남북 정상간 2차 판문점 회담(26일)이 숨가쁘게 전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회담 취소 결정으로 잠시나마 고비를 맞이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중재외교도 지난 26일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 상황에 대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했다.
나흘 간 남·북·미 3자는 모두가 지는 게임에서 모두가 이기는 '윈-윈 게임(win-win)'으로 극적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불씨 되살린 文대통령과 金위원장
문 대통령은 극비리에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 하루 뒤인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완전한 비핵화시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적 번영까지 도울 뜻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으며, 김 위원장으로부터 체제보장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양국간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런 의지들을 서로 전달하고, 또 직접 소통을 통해 상대의 의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북정상회담이 깜짝 이뤄진 배경과 의미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그제(25일)오후 일체의 형식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흔쾌히 수락했다"며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진 회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나 대통령으로서 모든 권한과 의무를 다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으로선 김정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으로 남북 정상간 '수시 대화'의 문을 열었으며, 북·미 대화 중재자로서 입지를 다시 한 번 굳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6일(현지시간)전격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대화가 매우 잘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통보란 극약처방에 시달린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닌 문 대통령의 손을 잡음으로써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궤도에 안정적으로 재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승부수 通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부동산 재벌로 쌓아온 '승부사' 기질을 국제무대에서 과감하게 드러내며 협상에 우위를 점했다. 게다가 북·미 협상에 끼어들고자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견제구도 성공적으로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우리는 6월 12일 싱가포르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회담 논의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맞물려 6.12 정상회담 재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약 30명으로 이뤄진 백악관 협상 실무팀을 싱가포르로 급파했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조 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패트릭 클리프턴 대통령 특별보좌관이 이끄는 실무팀이 28일 일본에 도착한 뒤 같은 날 싱가포르로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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