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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文·金 2차 회담, 북미회담 돌파구 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7 16:56

수정 2018.05.27 16:56

정상간 셔틀회담 큰 의미 트럼프 모델 조율이 관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27일 회담 결과 발표를 통해 "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양국이 직접 소통으로 상대의 의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남북은 중단된 고위급회담을 6월 1일 열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한 직후인 24일(현지시간)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중단을 선언했다. 북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강수를 두리라고 예상치 못한 것 같다.
미국에 김계관 외무성 1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회담을 갖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리 측에도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위기 국면에 빠진 북·미 정상회담을 살려내기 위해 문 대통령에게 손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태도 변화에 미국도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6월 12일 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며 회담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진 이후 "6월 12일이 바뀌지 않았다"며 북·미 회담 재추진 의사를 공식화 했다. 북한 언론들도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알리면서 처음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6월 12일로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좌초 위기에 처했던 북·미 회담이 다시 정상궤도로 복귀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북·미 회담의 성공적 개최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북한과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보장에 대해 총론적으로는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이행 여부를 놓고 상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실천 의지가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고, 북한은 비핵화 이후의 체제 유지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서로 상대에 대한 불신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북·미 회담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북·미가 조심스럽게 입장차를 좁혀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미국은 북한이 거부감을 보이는 리비아 모델, 즉 '선(先)비핵화·후(後)보상' 카드를 거둬들이는 대신 '트럼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와는 거리가 멀다. 앞으로 양측이 실무접촉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조율해 가느냐에 따라 회담의 성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들의 이번 2차 회담은 여러모로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남과 북은 수많은 합의를 만들어냈지만 여러 이유로 실천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을 때 어떻게 무너진 합의를 다시 복원시키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이번 판문점 셔틀회담은 합의 복원장치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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