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정상회담]

金위원장이 먼저 "만나자".. 시진핑 아닌 文대통령에 ‘SOS’

‘번개 회담’ 의미는
中개입 싫어하는 트럼프 의식 北 체제보장 ‘南 보증’ 재확인
美 실무협상팀 싱가포르行.. 북·미회담 예정대로 열리면 남·북·미 정상 ‘종전선언’ 가능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주영훈 경호처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지난 26일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 크게 세 가지 포인트를 남겼다.

첫째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적신호가 켜진 지난 25일 김정은 위원장이 지원요청을 보낸 대상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닌 문 대통령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북·미 회담 및 한반도 문제에 있어 당분간 중국의 영향력이 제약될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둘째는 남북 간 '깜짝' 정상회담으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장애물들이 제거됐느냐다. 마지막으로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회담 개최와 종전선언에 대한 전망이다.

■김정은은 왜 시진핑 아닌 문 대통령 손 잡았나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이번 회담이 지난 25일 오후 김 위원장의 제의로 성사됐음을 밝혔다. 당시 상황을 복기해 보면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24일 밤) 이후 9시간 만인 25일 오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게 미국을 향해 일종의 '화해 담화'를 내보내게 한 뒤 이날 오후 문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의했다. 이날 밤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상의 담화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따듯하고 생산적인 성명을 전달받은 것은 매우 좋은 뉴스"라는 극적 반응을 내놓기 전이었다. 김 위원장이 최근 두 차례나 찾았던 시 주석 대신 판문점으로 기수를 돌린 건 중국의 '판 끼어들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를 받아들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란 '극약처방'을 내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또다시 시 주석을 찾는 건 판을 완전히 깨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구원의 손짓을 보냄으로써 난관에 봉착한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를 되살리는 한편 미국의 체제보장에 대한 남측의 '보증'을 재확인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실장은 "5·26 판문점 정상회담은 남북 관계가 경색됐을 때 남북 정상이 형식을 따지지 않고 곧바로 만나 문제를 푸는 새로운 실용주의적 대화방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가는 데 장애물 제거됐나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시 미국의 체제보장과 경제적 번영 구상을 전달하며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만큼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히 사전에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색국면을 야기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최선희 외무성 부상' 간 설전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방식, 미국의 체제보장 방식 등 최종 합의는 앞으로 북·미 실무팀이 간극을 좁혀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6·12 이후 종전선언과 남·북·미 회담은

청와대의 계산으로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은 '남·북·미 3자 회담과 종전선언'으로 사실상 완결구조를 이룬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에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선언이 추진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미 3자 회담이 열린다면 종전선언, 현재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키는 문제, 주한미군 문제, 북한 경제개발에 대한 구체적 방안들이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어떻게, 언제 개최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된 것이 없고 가능성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예정대로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며, 필요하다면 북·미 회담 개최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언급한 대목을 볼 때 북·미 회담에 이어 남·북·미 회담까지 개최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상정하고는 있으나 싱가포르에서 북·미 회담에 이어 곧바로 남·북·미 회담이 열린다는 것은 북·미 간 회담이 완전히 종결된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다"며 "현재로선 시차나 여건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