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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품은 이태희 "아내에게 우승 선물"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7 17:48

수정 2018.05.27 17:48

KPGA 제네시스 챔피언십 7언더 1타차로 이태희 우승
상금 3억·제네시스 G70에 PGA CJ컵·제네시스 오픈 출전권 보너스로 획득
27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태희(왼쪽)가 이광국 제네시스 부사장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태희(왼쪽)가 이광국 제네시스 부사장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송도(인천)=정대균 골프전문기자】"산후조리 중인 아내에게 이 우승을 선물하겠다."

3억원 잭팟의 주인공은 이태희(34·OK저축은행)였다. 이태희는 27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GC코리아(파72·7422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6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이태희는 이정환(27·PXG)을 1타차 2위로 제치고 정상에 우뚝 섰다.


시즌 첫승이자 2015년 헵스헤리티지 이후 3년만에 통산 2승째를 거둔 이태희는 우승상금 3억원과 자동차(제네시스 G70), 오는 10월 제주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CJ컵과 내년 미국 LA에서 치러지는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 출전권을 보너스로 획득했다. 2016년 12월 결혼한 권보민씨와의 슬하에 생후 100일 된 아들 서진군을 두고 있다. 2006년 투어에 데뷔한 이태희는 그동안 기량에 비해 성적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약한 멘탈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멘탈갑' 선수로 완전 탈바꿈했다. 그리고 이번 우승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게 됐다.

5타차 단독 5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이태희의 역전승 원동력은 두둑한 배짱과 컴퓨터 아이언샷이었다. 9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으면서 역전 우승을 향한 시동을 건 이태희는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데 이어 13번(파3), 14번홀(파4)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5번홀(파5)에서 레귤러온에 실패해 보기를 범하고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은 이정환에게 선두를 빼앗겼으나 17번홀(파3)에서 4m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다시 1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2.4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사실상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18번홀 그린에서 챔피언조 경기가 끝나길 기다렸던 이태희는 우승이 확정되자 동료들의 축하 샴페인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경기 내내 아들의 우승을 기원하며 노심초사했던 부모님과 눈물의 포옹으로 감격의 순간을 만끽했다. 이태희는 "어려서부터 지원해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아이가 태어난지 얼마 안돼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아내와 아들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통산 2승에 도전했던 이정환은 3타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아쉽게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정환은 버디는 2개에 그치고 보기를 4개나 쏟아내 2타를 잃었다. 샷이 흔들린데다 3라운드까지 호조를 보였던 퍼트마저 말을 듣지 않은 것이 패인이었다. 18번홀을 남기고 앞서 경기를 마친 이태희에게 2타차로 뒤졌던 이정환은 이글을 잡아야만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갈 수 있었으나 마지막홀 티샷이 러프로 들어가는 바람에 실낱 같은 희망마저 사라졌다.

투어 데뷔 11년째인 지난해 생애 첫승을 거두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성용(42)은 이날 4타를 줄여 단독 3위(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에 입상했다. 일본프로골프(JGTO)투어서 활동중인 김형성(38·현대자동차)은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승에 도전했던 정한밀(27·삼육식품)과 함께 공동 4위(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대회 주최측은 이번 대회에 3만878명의 갤러리가 입장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KPGA코리안투어 사상 역대 최다 갤러리 수다. 작년에는 2만6924명의 갤러리가 현장을 찾았다.
체력 방전으로 컷 탈락했던 최경주(48·SK텔레콤)는 이날도 현장에 나와 팬사인회를 통해 팬들과 소통의 시간을 보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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