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생계형 적합업종 이해충돌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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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28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동반성장위원회의 역할에 시선이 쏠린다. 현재 특별법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물론 소상공인들도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과거 일부 적합업종 실패 사례와 대·중소기업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특별법은 소상공인 단체가 동반성장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청국장, 순대, 햄버거빵, 단무지, 김치, 계란, 두부 등 73개 품목의 업종이 잠재적 대상이다. 위반 시 최대 매출액 5%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제재도 한층 강화됐다.

문제는 그동안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일부 업종에서 '중소기업의 육성'이라는 본질적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 2011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됐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은 2015년 4년 만에 적합업종에서 해제됐다. 중소 조명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적합업종으로 묶어놨지만 오히려 외국산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는 역효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특별법의 잠재적 대상으로 꼽히는 두부의 경우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풀무원은 1984년 설립 당시 작은 두부 제조회사에 불과했지만, 두부와 콩나물을 통해 매출 2조원에 육박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1년 두부에 대한 적합업종 지정으로 풀무원의 시장 확장을 제한했고, 두부로 성장한 회사의 성장을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적합업종 법제화 시행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다른 의미에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별법 잠재적 대상 73곳 중 54개 분야가 제조업에 해당한다.
자칫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보호'라는 법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진짜 어려운 생계형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을 구별하는 정책적 섬세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특별법 통과 후 적합업종을 추천할 동반성장위원회가 대안 마련에 힘을 쏟길 기대해본다.

leeyb@fnnews.com 이유범 정책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