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北美회담]

비핵화 범위-조건 실무조율 막바지..김영철 訪美 '통큰합의' 나오나

북한 김영철(오른쪽)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9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걸어가고 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이날 베이징을 경유해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북미간 고위급 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베이징을 경유해 방미에 나서면서 북·미 정상회담 비핵화 실무조율이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부위원장이 미국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미 고위급회담을 통해 핵심쟁점의 통큰 합의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두차례 평양 방문을 이끌어낸 김 부위원장은 이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김 부장은 29일 오전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과 함께 북한 고려항공 JS151편으로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2청사에 도착했다. 그는 30일 오후 1시 중국 국제항공 CA981 뉴욕행 항공편을 타고 방미길에 오를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철 방미..실무조율 막바지 단계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가진 북·미 실무회담 성과를 들고 김영철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미 고위급회담을 가질 전망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 부위원장이 방미한다는 것은 실무회담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북·미가 정상회담 합의문을 만들어야 하는데, 핵심쟁점은 실무선에서 논의할 수 없어 고위급회담으로 담판을 짓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미국으로 떠나기 앞서 중국에서 하루동안 머물며 중국과 입장을 조율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북한은 핵탄두 해체를 북한내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유엔안보리 상임국 5개국의 참여를 전제로 하는 방안을 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은 북핵의 반출을 원해 이같은 문제가 어떻게 조율됐을지가 관건이다.

박종철 경상대 교수는 "북한은 IAEA와 유엔안보리 상임국 5개국이 참여해 핵탄두 등을 해체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일 수 있지만 미국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북핵을 미국으로 반출하는 것은 북한의 무장해제를 의미하기 때문에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판문점 실무회담에서 이같은 문제를 절충하고 김 부장이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비핵화와 체제보장 등 큰 그림에 대한 합의와 신뢰구축을 이뤄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미 모두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초기 방안들을 갖고 논의할 것"이라며 "3개월 안에 IAEA의 사찰과 검증을 들어가고 미국 행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연락사무소 등을 맞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실무회담 속 김 부위원장의 방미는 북미간 신뢰구축과 회담 성공의지를 피력하는 차원 일 것"이라며 "큰 그림과 세부협의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美 추가대북제재 연기..비핵화 합의 청신호?
미국이 추가 대북제재를 무기한 연기하고, 북한이 재미 한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면서 대화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추가 대북제재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한 것은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고려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당초 미국 정부는 이르면 29일 추가 대북제재안 발표하려 했다.

북한도 대화국면에서 인도적인 이산가족문제는 성의를 보이고, 군사적 위협해소를 요구하는 양온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 소재 한인 단체인 북가주 이북5도연합회에 북한에 거주하는 이산가족 2명의 신원과 거주지를 처음으로 공식 확인해줬다. 29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북한은 그동안 미국 내 친북 성향 단체를 통해 '비료와 옥수수 값' 등을 받고 비공식적으로 응해왔는데,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이산가족 요청에 응한 것이다.

반면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의 대화 분위기를 강조하며 8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훈련등의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노동신문은 29일 '대화 분위기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 제하의 논평에서 "교전쌍방이 협상을 선포하면 군사행동을 자제하는 것은 국제적 관례"라며 "현 시기 합동군사연습문제는 미국이 평화를 바라는가 아니면 전쟁을 추구하는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싱가포르에선 북·미 정상회담 의전·경호 문제가 논의됐다.

'김정은 위원장 집사'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협상에 돌입한 것이다. 김창선 부장은 4·27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에서도 북측 단장을 맡은 바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3월과 5월 방중 이후 최장거리 회담에 참석하는 것이어서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는 관측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