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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플랫폼 플레이어’ 정영채의 꿈 한 발 앞으로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30 14:26

수정 2018.05.30 14:34

한투證 이어 2호 발행어음...年 1.5조 발행 목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자본시장의 플랫폼 플레이어’라는 꿈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사업자로 최종 인가를 받았다. 보유한 상품을 내부에서 소화해 안정적인 상품 공급은 물론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한 자금조달에 물꼬를 튼 것이다. 초대형IB(투자은행)로서 본격적인 출발이다.

■기업대출, 회사채에 집중
금융위원회는 30일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금융투자협회의 약관심사가 끝나는대로 이르면 6월 말에 발행어음을 발행할 계획이다.
업무 개시 후 3개월 내 1조원, 연말까지 1조5000억원, 내년 2월 2조원 규모다. 시장수요 및 경쟁상황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잔고를 유지키로 했다.

발행어음은 고객별(개인·법인), 기간별(수시물·기간물)로 나눠 비중을 관리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거래목적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수신자금 운용은 초기 거래규모가 크고 수익이 안정적인 기업대출,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에 집중한다. 50% 등 일정 수준의 운용규모를 확보한 후 수익성 제고 및 기업금융 투자 확대를 위해 사모펀드(PEF), 특수목적회사(SPAC), 벤처캐피탈, 메자닌 등으로 운용영역을 확대한다. 부동산 투자비중은 20%선이 될 전망이다.

발행어음 금리는 NH투자증권의 신용등급(AA+)과 동일한 등급의 회사채 1~3년물 금리 등을 감안해 책정키로 했다. 2.1~2.6%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 역량, 운용 노하우, 상품소싱 역량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최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본시장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한국형 투자은행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2016년 12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초대형IB를 준비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 및 운용을 담당할 전담부서(전략투자운용부)도 만들었다.

정 사장은 “단기금융업 진출로 전체적인 발행어음 시장이 더욱 성숙해지고 확장되길 바란다”며 “발행어음이 고객에게는 안정적인 고수익 단기 자금 운용수단으로, 기업에게는 다양한 기업금융을 제공하는 자금으로,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3호는 KB증권 유력
'3호' 발행어음 사업자는 KB증권이 유력하다. KB증권은 다음달 25일 금융당국의 제재가 만료돼 신규사업 신청이 가능해진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26일부터 공식적으로 신청서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KB증권 실무라인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어음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2개월 안에 심사가 마무리되는 만큼 3·4분기에는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KB증권은 옛 현대증권 시절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것이 문제가 돼 인가가 지연되자 인가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조사로, 삼성증권은 대주주 특수관계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인가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까지 발행어음으로 약 2조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업계에서는 관련 이익률을 1%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만기 1년 이내의 어음 발행이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의 지난 3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4조7811억원 수준으로, 약 10조원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셈이다.

발행어음은 회사채 등 다른 수단보다 절차가 간단해 기업대출과 비상장 지분투자 등 기업금융에 활용할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쉽다.
단순히 운용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제외한 차익뿐만 아니라 고객 기반을 넓혀 수익원을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중요한 업무로 꼽힌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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