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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도입 '걸음마'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30 17:27

수정 2018.05.30 17:27

우리, 하반기 상용화 검토.. SBI 리플 테스트송금 성공
신한·하나·국민·우리 등 글로벌 프로젝트 참여중
은행간 블록체인망 구축시 중계 없이 이체 가능해져
앞서 기술 상용화 성공한 日 업체들과 경쟁 불가피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도입 '걸음마'

시중은행들이 해외송금서비스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미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가 우리보다 앞선 일본업체들이 국내 해외송금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어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SBI 리플 아시아의 해외 송금 솔루션을 통해 일본은행으로의 송금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 하반기 상용화를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리플 프로젝트에 참가해 테스트 송금에 성공했다"면서 "서비스 도입에 대해선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SBI 리플 아시아에 참여해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신한·KEB하나·KB국민·우리은행 등은 20여개 글로벌 은행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국제 송금·결제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 '아전트(Argent)'에 참여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해외 송금 시스템은 기존 방식과 달리 실시간 해외 송금이 가능하다. 기존 스위프트(SWIFT)망을 이용한 해외 송금은 은행 사이에 중계은행을 거쳐 송금되는 탓에 평균적으로 2~3일 정도가 소요됐지만 은행간 블록체인망이 구축될 경우 중계 절차 없이도 해외 자금이체가 가능하다. 또 중계은행의 개입이 없기 때문에 기존 해외송금에서 붙는 수수료도 절감할 수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송금서비스 도입 단계에 들어섰지만 이미 상용화에 성공한 일본업체들의 도전에 직면한 상태다.

일본은 송금, 본인인증, 소액결제 등의 분야에서 블록체인 관련 기술 실용화단계다.

내우외환 일원화 컨소시엄은 암호화폐인 리플 플랫폼을 클라우드 서버에 이식한 후 이를 국내·외 송금에 활용하고 있다. 개발단계부터 송금시스템으로서의 기능을 전제로 한 리플을 클라우드상에 이식하고, 이를 송금플랫폼으로 하는 'RC 클라우드'를 지난해 3월 구축했고. 12월엔 우리은행, 신한은행과 외환컨소시엄 내 37개 은행간 RC 클라우드를 통한 해외송금 실험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 3월 RC클라우드 2.0에 기반한 개인간 송금어플리케이션 '머니 탭'을 출시하고 SBI스미신인터넷은행, 스루가은행, 라소나은행 등 3개 은행을 대상으로 상용화가 완료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업체들이 해외송금 시장이 일본의 2배인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의 해외 송금액은 103억4600만달러로, 일본의 해외 송금액은 50억6500만달러에 2배 이상이다. 일본 SBI홀딩스는 국내에 송금전문업체 SBI코스머니를 설립하고 기존 은행권 해외송금수수료의 7분의 1 수준의 낮은 수수료율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며 한국 송금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SBI 코스머니는 지난 1월 해외송금업 등록도 완료했다. 업계에선 일본업체의 추가적인 진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정석완 연구원은 "현재 일본은 블록체인에 기반한 분산원장기술을 송금, 외환, 실명인증, 계약 체결 등의 분야에 상용화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일본보다 늦게 본인인증 분야에서부터 기술 도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업계의 시장진입 등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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