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인터뷰]이호철 포이엔 대표 "커피찌꺼기로 석탄 대체…온실가스 감축"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31 17:15

수정 2018.05.31 17:15

기후변화대응 전문기업이 목표..SK 지원으로 수익달성 큰 도움
[인터뷰]이호철 포이엔 대표


"온실가스 감축을 사업목표로 하는 기후변화 대응 전문기업이 되려고 합니다."

저탄소 비료와 친환경 농약, 고형연료를 제조하는 기업인 포이엔 이호철 대표(42·사진)는 돈을 버는 것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사회적 가치 추구도 장기목표라고 말했다.

포이엔은 커피박(커피찌꺼기)으로 캠핑용 숯과 고형연료를 만들고, 화학비료를 대체하는 저탄소 비료와 배양토 등을 만든다. 커피박으로 만든 커피숯은 완전 연소해 재가 적게 발생한다. 농업부산물을 열분해해 만든 저탄소 비료와 배양토는 온실가스 감축과 중금속 저감 기능이 있다. 종전의 제품을 대체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포이엔은 최근 커피박을 원료로 활용한 고형연료(펠릿)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커피박 펠릿은 탄소배출권 거래를 할 수 있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사업 방법론' 승인을 받았다. 탄소저감 연구가 국가기관 중심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민간기업에서 승인받은 첫 사례로 꼽힌다.

이 대표는 "커피박 펠릿은 석탄을 대체할 고형연료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커피박 펠릿의 석탄 대비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를 입증하는 데 성공해 지난 4월 승인을 받았다. 하반기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이엔은 뛰어난 기술력과 함께 SK그룹이 지원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 지급 대상기업에 선정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포이엔은 제조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사회적기업 인증은 받지 않았다. 인증을 받을 경우 수익의 일정부분을 사회적으로 재투자해야 하는데 사업 초기 수익구조가 자리를 잡기 전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이 대표는 "제조시설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기업 인증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면서 "SK사회성과인센티브의 지원금은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의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지난 2015년 4월 시작돼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화폐단위로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제도다. 지난해에만 130개의 사회적기업이 참여해 일자리 창출, 사회서비스, 환경·생태계 문제 해결 등에서 만들어낸 사회적 성과가 324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대표는 SK사회성과인센티브에 대해 "사회적가치를 현금으로 환산해 지원해줌으로써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많은 사회적기업가에게 수익성이라는 방향성을 일깨워주는 자극제"라면서 "대부분 작은 규모인 사회적기업들은 홍보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영리성이라는 기업의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기업들이 사회적 가치에 지나치게 매몰되면 영리기업으로서 오래갈 수 없다"면서 "영리성을 갖추고 있어야 기업이 지속될 수 있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가치 추구와 수익 달성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는 점이 대부분의 사회적기업이 갖고 있는 고민거리다. 이 대표는 "복지기관과 사회적기업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데 영리성이 구분점"이라면서 "사회적 가치와 영리기업으로서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그는 사회적기업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복지시설과 사회적기업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영리기업으로서 수익성을 가져야 하고, 안정적 재정 등 회사로서 기반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신제품 개발과 함께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생산하는 모든 제품이 유엔이 승인하는 청정개발체제(CDM) 인증도 받고 싶다"면서 "사회적 가치와 품질경쟁력을 모두 갖추고 도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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