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증시 귀환길 ‘산 너머 산’

외국인들 4개월째 순매도 5조6500억원 빠져나가
이탈리아 유로존 탈퇴 위기
달러 강세까지 증시 압박
6월 순매수 전환 불투명

외국인 투자자가 5월에도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 2월 이후 4개월 연속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고 있는 셈이다.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 증시 약세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남북경협주 이외에 이렇다할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6월에도 외국인의 귀환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유럽발 위기가 달러 강세를 추가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유로존 탈퇴 우려를 사고 있는 이탈리아가 조기 총선을 통해 정국을 안정시킬 지가 관건이다.

오는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예정됐던 이벤트여서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도 외국인 수급에 변동성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외국인 4개월 연속 순매도

5월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2조309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순매도는 2월부터 4개월째다. 이 기간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 규모는 모두 5조6500억원에 이른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4개월 연속 순매도한 것은 지난 2015년 6~9월 이후 28개월 만이다. 당시에도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됐다. 당시의 순매도 규모는 8조7000억원이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신흥국 자금 유출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강세로 신흥국 증시가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 시장 상황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에 대한 관심이 남북경협주로 쏠려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이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자금 순유출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대표적인 경협주인 현대건설과 현대로템을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경협주 이외에 외국인이 흥미를 보일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는 것이다.

■유로존 위기 완화가 관건

6월에 외국인의 '귀환'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펀더멘털과 별개로 대외적인 요인이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관망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점도 분위기 전환에는 부정적 요인이다.

외국인의 '귀환 조건'인 달러 약세를 위해서는 유로존 위기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정에 실패한 이탈리아가 6월 조기총선 카드를 꺼내들면서 정국 안정에 가닥을 잡는다면 달러 강세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6월의 주요 대외 이벤트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북미정상회담 등이다. 금리 인상이 유력한 FOMC 회의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주겠지만 외국인을 움직일 변수는 아닐 거라는 분석이다.

양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시장이 선반영하고 있고, 북미정상회담은 이후 사업진행 여부에 따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6월 이탈리아 총선이 가닥이 잡히면서 달러 강세가 수그러들 경우 시장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