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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안식처가 주는 견고한 공포와 스릴

입력 2018.06.02 08:25수정 2018.06.02 08:25

[fn★리뷰] ‘유전’, 안식처가 주는 견고한 공포와 스릴


전세계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할리우드 영화 ‘유전’이 평범하지 않은 가족 이야기를 전한다.

오는 7일 개봉하는 ‘유전’은 ‘불안감’으로 인해 붕괴되는 한 가족의 삶을 그린다. 작품은 가족의 의미를 과감하게 비틀며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가족 구성원들을 독창적으로 탐구한다.

할리우드판 '곡성'이라 불리는 '유전'은 할머니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저주로 공포에 지배당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서늘하게 풀어낸다. 대담한 연출력 뿐만 아니라 불안과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인물들이 완벽하게 영화를 지배한다.

아리 애스터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된 ‘유전’은 다세대 가족이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에 정신질환, 정서적 학대, 무력감, 가족의 비극 등 독특한 소재들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또한 감독은 그 누구도 선택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가족을 정교하게 조명한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가족이라는 운명이 견고한 공포감으로 완성돼가는 과정은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토니 콜렛의 인생 연기 역시 주 관전 포인트다. 토니 콜렛은 시도 때도 없이 변화하는 애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안정이 돼야 할 휴식 공간 ‘집’과 ‘엄마’라는 존재는 섬뜩한 불쾌감으로 뇌리에 박힌다.

특히 극 중 애니가 트라우마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장면과 감정표현은 가혹하리 만큼 리얼해 관객들로 하여금 식은땀을 흘리게 한다. 영화 내내 들리는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소리 역시 불길함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극의 전환점이 남다르다. 장면과 장면 사이의 유기적인 공포감은 끊임없이 보는 이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영화는 관객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로 흘러가는데, 이는 도발적이면서도 괴랄하다. 공포물이라는 장르적 제한을 깨고 ‘유전’은 미스터리를 표방하며 공포감을 극대화시켰다.

이처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개와 연출력을 담은 ‘유전’은 오는 7일 개봉한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