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지방 부동산 시장은 가라앉는데… 대구 수성구 집값은 '들썩'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03 16:42

수정 2018.06.03 16:42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예외.. 세금 규제 자유로운 영향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구 수성구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미분양 사태'를 우려할 정도로 지방 주택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수성구는 일반 아파트값이 수천만원 오르거나 분양 단지의 경우 수십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해서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성구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 예외지역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수성구는 지난 2016년 정부의 '11·3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와 함께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8·2 대책' 후속 발표에 따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됐다. 그렇다보니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동시에 지정된 서울 등 다른 지역에 적용되는 '강화된 세금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3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중개업소에 따르면 e편한세상 범어 전용면적84㎡는 7억원대에 매물이 나와있다. 높은 층수(24층) 매물은 최고 7억4000만~7억50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와있다. 국토부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일 전용면적은 지난 4월 최고 6억7000만원(14층)에 거래된 바 있다. 한달 새 최고 7000만원 이상 가격이 뛴 셈이다. 범어동은 대구 내에서도 경신고 등 학군수요가 풍부한 곳 중 하나다.

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 발표 당시에는 매매 문의가 주춤했지만 지금은 거의 회복된 상황"이라면서 "이 주변에 새 아파트가 거의 없다보니 그나마 연식이 덜 된 기존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학군수요가 몰린 수성구 만촌동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토부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만촌 한화꿈에그린 전용119㎡는 지난 4월 6억원 중후반대에 거래됐다. 현재 매물은 7억원 초반대로까지 뛰었다.

기존 아파트 시장 뿐만 아니라 신규 아파트 시장에 대한 실수요자의 관심도 뜨겁다. 지난달 수성구에 공급된 '범어센트레빌' 전용84㎡A는 5가구 모집에 601명이 몰려 12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 1순위 청약접수가 마감됐다.
전용84㎡B도 5가구 모집에 489명이 몰려 9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다른 지역과 달리 2년 실거주한 1주택자는 양도세를 피할 수 있고 다주택자라도 강화된 세금규제를 받지 않아 유주택자에게는 무척 유리한 시장"이라면서 "특히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는 소득 수준이 높은 이들이 몰려있다보니 다주택자를 포함한 투자수요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대구 전역 매매가 변동률은 0.05%를 기록한 가운데 수성구는 0.14%를 보여 변동률 상승폭 상위권에 들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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