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담판]

"북미 정상 동등해 보여야" 의전·경호 회담장 선정 신중

작은 디테일에도 신경전..일각 "김정은 공항 도착 촬영 불허 요구할수도"

역사적인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의전과 경호 등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개최지 싱가포르에서는 양국 정상이 최대한 동등하게 보이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현지 유력지인 스트레이츠타임스(ST)는 3일(현지시간) 외교 전문가들과 전·현직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 "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할 경우 아주 작은 디테일에 민감할 수 있다. 양측이 동등해 보이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 소속 국제관계 전문가인 그레이엄 옹웹 연구원은 특히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불량국가 취급을 받고 있는 데다 자국 입장에서는 주권에 해당하는 문제를 협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만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정상의 접촉이 이뤄지는 방에 복수의 출입구가 있느냐부터가 회담장 선정의 중요 요소가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시에 입장할 수 없을 경우 어느 한쪽이 먼저 도착해 상대방을 기다렸다는 인상을 주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RSIS 앨런 청 박사는 양국 정상이 비행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이와 관련한 신경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가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비해 노후한 기종인 만큼 북한 측이 취재진의 도착장면 촬영을 불허할 것을 싱가포르 측에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 정상이 사용할 의전차량의 격을 맞추는 것 역시 중요하게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육중한 외관 탓에 '비스트'(Beast·야수)란 별명이 붙은 대통령 전용 리무진 차량을 싱가포르로 공수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북한은 현지에서 비슷한 급의 차량을 렌트해야 할 것 같다고 ST는 전했다.

이 점에서 회담장은 양국 정상의 숙소와 별개의 장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옹웹 연구원이 말했다.

그는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은 샹그릴라호텔에 머물고, 김 위원장은 풀러턴호텔에 숙박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회담장으로는 카펠라호텔이나 센토사섬의 다른 호텔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초기에 회담장소 후보로 언급됐던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은 미국 샌즈그룹 셸던 애덜슨 회장 소유의 호텔이란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옹웹 연구원은 덧붙였다.


한편 싱가포르에서 의전과 경호 등 관련 실무를 진행해온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전날 싱가포르를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이끄는 북한 측 실무팀은 2일 종일 외부출입을 자제하며 독자적으로 준비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선 회담 장소 및 정상 숙소, 구체적인 회담 및 부대행사 일정, 경호방식 등을 둘러싼 북·미 간의 실무협상이 일단락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