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남북경협 분위기에 주목받는 '쌍용양회 동해·북평공장'을 가다


쌍용양회 동해공장에 있는 7개의 소성로(Kiln) 중 4호기 전경. 뜨거워진 소성로의 온도를 수냉식으로 떨어트리고 있다. /사진=한영준 기자
쌍용양회 동해공장에 있는 폐열발전설비 전경. /사진=쌍용양회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뱃길로 약 1050km, 북한 함흥까지 330km, 원산까지 250km, 우리나라 포항까지 270km, 부산까지는 430km.

강원도 제4의 도시 동해시에 있는 동해항은 북방경제권과 환동해권의 중심항으로 기대를 받는다.

지난 1일 파이낸셜뉴스가 찾은 쌍용양회 동해공장과 북평공장은 강원도 동해시에 있다. 두 공장 모두 시멘트와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를 생산한다. 북평공장은 동해항에, 동해공장은 동해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동해공장과 동해항 사이에는 시멘트의 주원료인 유연탄을 운반하는 전용도로가 깔려있다.

석회석 광산을 끼고 있는 동해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시멘트공장이다. 동해공장은 한 해에 시멘트 1100만t 가량을 생산할 수 있다. 우리나라 시멘트 총 생산량의 5분의 1 수준이다.

남북 평화무드가 조성되고 남북 경제협력이 가시화되면서 두 공장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지리적 이점과 생산력 모두를 갖췄다.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쌍용양회가 착실히 준비한 결과, 경제성과 친환경성까지 갖췄다.

■폐열발전설비·ESS로 환경성·경제성 동시에 잡아
“쌍용양회 동해공장의 연간 전력비가 약 1000억원 가량 된다. 지난 4월 가동을 시작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폐열발전설비까지 정상 가동되면, 공장이 사용하는 전체 전력비의 30% 가량을 대체한다."
이날 동해공장에서 만난 추대영 쌍용양회 공장장은 "제조원가 절감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 효과 등 1석2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폐열발전설비는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열을 흡수해 전력으로 활용하는 설비다. 지난 1일 기준 전체 공정률의 80%를 넘어섰고, 7월 중순 첫 시험가동에 이어 오는 8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폐열발전설비는 세계 최대인 43MWh(연간 2억8100만Kwh) 규모다. ESS설비 역시 22MWh로 국내 최대 규모다.

쌍용양회 동해공장의 폐열발전사업은 대주주가 한앤컴퍼니로 바뀐 후 내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처음 승인한 대규모 투자 공사다. 추 공장장은 "지난 2016년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를 인수한 이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며 "1100억원 규모로 설비에 투자했고, 현재는 마지막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현장에 들어섰을 때 시멘트공장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웠다. 공장 인근의 대기가 뿌옇게 흐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깨끗했다. 미세먼지로 가득한 서울 공기 보다, 동해공장의 공기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맑았다. 공장에는 막바지 설비개선을 위해 크레인 붐대가 여러 개 설치돼 있었다.

■"남북경협 본격화되면 큰 역할 할 것"
증권가와 시멘트업계에서는 남북 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북한 인프라 개발사업으로 연간 3000만t의 시멘트가 들 것으로 추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시멘트의 출하량 추정치는 5570만t으로 남북 경협 시너지를 통한 시멘트 출하량 3000만t이 추가될 경우 국내 시멘트사의 생산량은 8000만t까지 급증할 것"이라며 "현재 육상 운송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철도와 차량을 통한 육상 운송 이외 선박을 통한 해상 운송이 가능한 쌍용양회를 비롯한 삼표시멘트, 한라를 품은 아세아시멘트가 업계 중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쌍용양회 관계자는 이날 속단하긴 이르다는 반응을 먼저 내놨다. 이 관계자는 "북한 석회석 매장량은 우리나라의 9배에 달하고, 이는 대부분 평양 인근인 평안도, 황해도 등에 몰려있다"며 "또한 북한 사정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업계에서도 추정만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낙후된 시설로 생산성이 낮고, 기술력이 부족한데다 전력공급도 부족해, 시멘트 품질이 좋지 않다"며 "또한 인프라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사일로 등 설비가 갖춰져야 하는데, 북한이 충분치 않아 우리나라에서 건축용 백(白)시멘트를 공급해줘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어 "중국 시멘트는 오히려 국내 시멘트 보다 비싸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며 "여기에 해상으로 몇 만 t을 운송할 수 있어서 연안에 공장을 갖고 있는 연안사가 유리하긴 하다. 처음엔 원산, 함흥쪽을 중심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내륙사도 연안사와의 계약 등을 통해 충분히 진출 가능하다"며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시멘트업계 전체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