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의구심

문재인정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018년 1·4분기의 하위 20% 소득 대비 상위 20%의 소득 비율인 5분위 배율이 5.95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소득분배 상태가 나빠졌다. 소득분배를 개선해 경제성장률을 높여야 한다는 정책방향과 배치되는 결과이기 때문에 당혹스럽다.

문 대통령은 5월 31일 열린 2018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부분을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 긍정적 효과가 90%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90% 긍정 효과에 대한 근거로, 근로자가구 소득과 근로자외가구 소득으로 나누어 보면 하위 10%를 제외한 90% 계층의 근로자 가구의 소득이 증가했다는 통계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제시된 자료를 보면 2018년에 최저임금이 16.4% 인상됐는데 하위 20%와 40%의 근로자가구 소득증가율은 각각 0.2%, 0.6%에 불과하다. 이는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사업주가 근로자수를 줄이거나 근로시간 축소로 대응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고용축소로 대응한 사업주가 매몰차게 느껴지지만, 이들 사업주 대부분이 비용 측면에서 한계선에 있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통계상으로 자영업자 감소 혹은 소득이 감소한 것에서 볼 수 있다.

분배를 논하기 이전에 현재 우리 경제의 성장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행의 2018년 1·4분기 국민소득 잠정 통계자료에 의하면 국민총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해 3% 성장에 실패했다. 어떤 통계보다 산업 동향을 리얼하게 알려주는 전기사업 성장률이 전기 대비 12.4% 감소한 것은 현재의 우리 경제의 심각성을 시사하고 있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가 각각 3.5%, 5.8% 성장하는 등 최종소비지출이 늘어난 것이 소득주도 성장효과라 할 수 있지만, 총저축률이 2017년 1·4분기의 36.8% 대비 1.9%포인트 떨어져 34.9%로 감소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저축을 줄여서 소비를 늘리는 것이 소득주도성장이라면 우리 경제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출범 1년이 지나고 있는 시점에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패를 논하는 것은 다소 성급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에 불리한 통계 결과에 대해 이를 면밀히 분석해 정책기조나 시행 과정에서 개선할 것이 없나 살펴보려 하는 것이 아니라 견강부회 의심 있는 통계해석에 자화자찬까지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시장경제 질서에서 기업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주축이 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모든 것을 전지전능하게 할 수 있다는 식의 주도정책은 필연적으로 경제위축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경제대국조차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 구도하에서 자국의 기업 보호를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동원하고 있는 판국에 그나마 경쟁력 있는 기업에 세무조사와 공정거래 심사 등을 '전가의 보도'인 양 휘두르면서 기업이 혁신하지 않는다고 나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적자예산에 추경까지 하면서 경기진작과 일자리대책을 세울 것이 아니라 기업이 기를 펴고 기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성장 결과 늘어난 세금으로 복지를 더욱 증진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국민행복을 위한 성장정책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