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통계 데이터, 정확성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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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2년간 최저임금을 연 15%씩 올리면 그로 인한 고용감소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KDI 보고서를 둘러싼 노동계와 정치권 등의 반응과 달리 중소기업계에선 전혀 놀라지 않고 있다. 오히려 논란이 되는 것 자체를 놀라워하고 있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고, 당연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번 문제의 본질은 따로 있다. 바로 통계다.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과 관련된 정확한 통계자료는 실질적으로 없다.

예를 들어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나 생산성 등의 자료는 종종 발표된다. 하지만 이 같은 자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누는 기준은 고용인원(상시근로자)이다. 하지만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2015년부터 중소기업 분류는 매출액 기준으로 바뀌었다. 과거의 상시근로자 수나 자본금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정부나 연구소에서 내놓는 자료에선 여전히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근로자 수에 대해서도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100인 미만은 제외하고 또 누군가는 10인 미만 자료를 아예 빼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렇다 보니 제 입맛에 맞게, 자신들 입장에 따라 왜곡된 통계자료를 가지고 자기들만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

상황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니 진짜 누구 말이 맞는 것인지 국민은 알 도리가 없다. 심지어 정부 정책입안자들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10인 미만 소상공인과 관련된 정확한 통계치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바로 10인 미만 소상공인들인데 그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뤄진 적은 사실상 전무하다.

이제라도 제대로 된 통계자료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얼마인지, 생산성 차이가 얼마나 크게 나타나는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영향이 어떻게 되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있긴 하다.
지난달 통계청이 중소기업벤처부와 업무협약을 통해 중소기업 통계를 손보기로 했다. 두 기관은 먼저 비법인기업과 법인기업을 아우르는 창업·폐업 통계, 지식기반서비스업 통계 등 새로운 통계를 개발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정확하고 다양한 통계자료가 제대로 제공되길 기대해 본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산업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