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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6·13]“전국적 민주당 ‘밴드왜건’…영남권 한국당 ‘언더독’ 가능성”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07 17:19

수정 2018.06.07 21:08

이번 지방선거 대세론 vs. 동정론 어느 쪽에 힘 실리나
2007년 대선 MB 당선, 전형적인 밴드왜건 사례
2012년 박근혜 후보는 언더독 효과 톡톡히 누려
지방선거에도 효과 갈려..與 우세 속 동정표 관심
선택을 고민하던 유권자들까지 이른바 대세론 혹은 강한 후보 쪽으로 지지가 급격히 쏠리는 현상이 '밴드왜건(bandwagon)'이다. 반면에 약세후보가 이기기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동정심이 여론에서 작동하는 효과는 '언더독(underdog)'이라고 한다. 경제학 용어지만 정치에선 선거마다 단골 용어로 쓰인다. 선거에서 1대 1 양자구도가 뚜렷해지거나 1강2중의 복잡한 구도로 전개될 경우에는 이 두 가지 요인을 분석하는 것이 그나마 결과를 가늠해볼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 역대 '벤드왜건' MB 당선, '언더독' 효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수혜

한국 정치사에서 벤드왜건의 대표적인 사례는 2007년 대선이었다.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운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대세론을 막기 위해 각종 네거티브전으로 총공세를 폈지만 결과는 531만표 차로 이명박 후보의 승리였다.


언더독 효과가 뚜렷했던 선거는 2012년 대선이었다. 당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저격수로 통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에게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나왔다"고 말하는 등 TV토론 내내 박 후보만을 집중 공격했다. 그러나 결과는 박근혜 후보의 동정론 확산이었다.

2002년 대선 TV토론도 언더독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TV토론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의 장인의 좌익 전력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노 후보는 "내 장인은 좌익활동을 하다 돌아가셨다. 나는 그걸 알고 결혼했고, 아들딸 잘 낳아서 군대 보내고 잘살고 있다. 이런 아내를 내가 버려야 하느냐"고 반응했다.결과는 노무현 당시 후보의 승리였다.

■ 2010·2014년 2번의 지방선거 언더독 효과

역대 지방선거에서도 벤드왜건 현상이나 언더독 효과가 작용하곤 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를 들끓게 했던 이슈는 두달여 앞선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태였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대북 제재를 천명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남북관계도 일촉즉발의 위기로 빠져들고 있었다. 당시 선거막판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선 밴드왜건 현상이 예상됐지만 투표장에선 언더독 효과만 확인됐다. 결과는 압승을 기대했던 한국당의 패배였다. 전체 16개 광역시도(당시는 세종시 출범 전으로 16개시도)가운데 민주당이 7석, 한국당이 6석을 차지했다. 2014년 6.4 지방선거도 결과가 한쪽의 커다란 패배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예측과 결과는 크게 달랐다.

당시 선거도 두달여전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선거판을 집어 삼켰다. 당시 박근혜 전 정부의 책임론속에 여당 후보들은 당명 노출을 꺼리던 때였다. 야당이던 민주당은 압승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17개 시도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이 9석 한국당이 8석을 차지하며 희비가 갈렸다. 대세론보다 언더독 효과가 작용하면서 견제론이 힘을 받는 결과였다.


이번 6.13 지방선거는 공식선거운동이 반환점을 돈 7일까지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대부분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별다른 변수도 없어 보인다.


엄경영 기대정신연구소장은 "대체로 전국적으로 벤드왜건이 이어지겠지만 일부 영남권 등에서 언더독 효과가 나올지 가능성은 남아 있다"며 "샤이보수층이 결국 투표장에 나올지 , 나온다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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