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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한반도-유라시아 철도 연결 기대 크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08 18:18

수정 2018.06.08 18:18

한국이 비원이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이 됐다. 7일 키르기스스탄의 비슈케크에서 열린 OSJD 장관회의에서 28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이를 결정했다. 2015년 첫 시도 때부터 번번이 반대했던 북한이 남북협력 무드 속에 찬성으로 돌아서면서다. 이로써 우리의 오랜 꿈이던 한반도와 유라시아대륙 철도를 연결하기 위한 큰 침목 하나가 깔린 셈이다. 북한 당국도 유라시아 특급열차가 한반도를 통과할 때 열릴 기회의 창을 바라보며 남북 철도 연결에서부터 적극성을 보이기 바란다.

OSJD는 러시아.폴란드.중국.몽골 등 과거 사회주의 국가였던 동유럽 및 아시아 국가들이 중심이 돼 창설한 국제기구다.
회원국을 관통하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의 여객과 화물 운송에 관한 협정, 국제운송표준 원칙 등을 수립한다. 정회원 가입으로 앞으로 우리 기업들은 유라시아 철도로 화물을 운송할 때 통관절차나 운임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실제 결실을 얻으려면 선행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북한이 보다 전향적으로 나와 남북 종단철도와 유라시아 철도의 연결을 가로막는 바리케이드부터 들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분단과 함께 대륙과 단절돼 '섬 아닌 섬'이었다. 이로 인해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잇는 천혜의 입지에 따른 발전 잠재력을 사장시켜 온 꼴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남북은 수차례 철도 연결사업에 합의했다. 김대중정부 때인 2000년 첫 합의 이후 참여정부 시절 10.4선언을 통해 이를 재확인했다. 박근혜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일환인 '실크로드익스프레스'(SRX) 구상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그럼에도 북측이 개방에 따른 체제 동요를 우려해 실행을 미뤄온 게 저간의 속사정이다.

한반도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유라시아 대륙과 환태평양 경제권을 잇는 지경학적 징검다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과감한 개방만 결단하면 남북종단철도(TKR)와 TCR.TSR을 연결하는 원대한 비전은 실제 상황이 될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도 마다할 까닭은 없다.
물론 남측의 막대한 재원부담과 경원선 등 철로 주변에 밀집된 북의 군사시설 등 제약조건도 적잖다. 하지만 남북은 지난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에 동의했다.
차제에 북한 당국이 남북 공동번영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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