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거래'에 변호사 2000여명 시국선언.."책임자 형사처벌·탄핵"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에 소속된 2000여명의 변호사들이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관련 문건에 대한 공개와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등을 요구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규탄 전국변호사 비상모임은 11일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앞에서 이 같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미공개 문건 전면 공개 △각 문건 작성자 및 작성경위, 보고 및 실행 여부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징계, 탄핵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비상모임은 "재판결과를 청와대에 대한 설득과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기도하고, 지도부와 다른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로 법관들의 연구모임을 와해시키려 하거나, 판사들에 대한 사찰로 볼만한 활동을 했음이 대법원의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변호사의 변론권 마저 처참하게 무력화됐을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추락했다"고 비판했다.

비상모임은 "대법원의 이런 움직임이 단순한 실무자 차원의 논의였을 뿐 실행되지는 않았다는 대법원 특별조사단 발표의 진위는 이미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법원 내에서 그런 논의가 있었다는 자체가 이미 그냥 넘길 일이 아니며, 그것이 실제 시도됐다면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찬희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우리 사법부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처해있다"며 "현재 사법부는 전혀 합일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내부 갈등과 분열만 가중되고 있어, 법원 내부에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조계의 한축으로서, 법원 내부의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변호사회가 이제는 침묵하지 말고 우리 사법부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 줘야 마땅하다"고 이번 시국선언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 회장은 변호사의 형사성공보수약정이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난 점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지목하면서 "KTX근로자 복직사건, 쌍룡차 노동자해고사건, 전교조 법외노조사건 등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대법원 판결을 받은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억울했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시국선언에 대해 "'양승태 편이냐 김명수 편이냐'는 질문부터, '왜 정치적인 문제에 변호사회가 나서느냐'는 등 우려 섞인 말씀도 있었다"며 "정치적인 문제에 변호사회가 개입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서울변회에 따르면 이번 시국선언에는 오전 9시 현재까지 전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2015명이 동참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