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리스크 해소 초읽기 '한반도 신경제 지도 구상' 탄력... 판문점 선언 경협 재개도 급물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걸림돌로 작용하던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 지도 구상' 추진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6·12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소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구상안은 남북을 에너지, 물류, 관광 등 '3대 경제벨트'로 잇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문에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한다'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개성공단, 서해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등 남북 경제협력(경협) 사업들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외교 다변화 정책인 '신북방정책'은 북한의 핵심적 역할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의 남북 경협 재개를 위한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개성 공단 등 '판문점 선언' 남북 경협 '탄력'
12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단을 계기로 각종 남북 경협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남북 경협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여기에는 미국이 핵심적 역할을 한다. 그동안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 화해 무드 속에서도 정부가 남북 경협에 신중론을 기해온 것도 이런 이유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남북이 북핵 문제를 넘어 경제협력까지 가려면 여러 가지 국제사회의 협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며 "차분하고 질서 있게 준비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이날 북미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 한다'는 조항을 합의문에 포함하면서 남북 경협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미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해소를 위해 적극 나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발표한 '4·27 판문점 선언'의 경협 관련 부분은 개성공단 개발, 서해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공동어로구역 설정, 비무장지대 실질적 평화지대 구축, 농업·보건의료·환경보호 등이 포함된다.

이는 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발표한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을 기반에 두고 있다.

■文 정부, '한반도 신경제 지도 구상' 급물살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 지도 구상'에도 힘이 실린다.

이 구상안은 △원산과 함흥, 러시아를 연결하는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수도권과 평양, 신의주, 중국 등을 연결하는 서해안 산업·물류·교통 벨트 △비무장지대와 통일경제특구를 연결하는 DMZ 환경·관광 벨트 등 남북을 3대 경제벨트로 잇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문재인 정부는 외교 다변화 정책인 '신북방정책'에 북한을 끌여 들여 정책의 성공 전략까지 모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정책에는 당초 북한을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다만, 정부는 북한과 협력할 경우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신북방정책의 일환인 한국과 중국, 몽골, 러시아를 잇는 광역전력망인 '동북아 수퍼그리드' 사업은 해저망 보다 북한지역을 통과하는 육상망의 장점이 크다.

또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남북철도(TKR)와 연결하고, 남-북-러로 연결하는 가스관은 북한과의 협력 없이는 사실상 어렵다. 이들 사업 외에도 중단된 개성공단 재개나 경의선, 동해북부선 등 남북 간 철도 연결 사업 등 각종 경협 사업들 추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남북 경협 재개 빨라지는 정부 행보
그동안 남북 경협 재개를 대비해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해온 정부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경제 부처와 국책연구기관들은 남북 경협 재개에 대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재부는 최근 대외경제국 남북경협팀장에 예산 정책과를 거친 40대 '예산통' 서기관을 발령냈다.

이를 놓고 세종 관가에서는 "남북 경협은 여러 부처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기재부가 컨트롤타워를 역할을 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산업부는 해외투자과 내에 남북경협팀을 꾸렸고, 해수부는 남북경제협력추진TF를 꾸리는 등 관련 조직을 재정비했다.

국책연구기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남북 경협 등에 대비해 '북방경제실'을 신설했다. 북한경제 연구의 범위를 확대하고 북한경제 연구도 강화하기 위해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이달 들어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한반도 신경제포럼'을 발족했다. 포럼은 한반도 정책 수립과 추진에 활용하기 위해 논의 내용을 정부 유관부처에 전달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제사회와 미국의 대북 제재가 해소가 남북 경협 사업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대북 제재가 해제돼야 남북 경협이 재개될 수 있는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