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선택 6.13]아이 손잡고, 지팡이 짚고…투표 열기 ‘후끈’ (종합)

박준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3 13:33

수정 2018.06.13 13:33

6·13 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서울 곳곳 투표소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부지런히 투표소를 찾는 이들의 얼굴에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설레는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13일 서울 마천2동 제3투표소의 모습 /사진=fnDB
13일 서울 마천2동 제3투표소의 모습 /사진=fnDB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 발길 이어져
이날 신정3동 제13투표소에는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이른 시간부터 국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줄을 이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은 김미영씨(35·여)는 “아이에게 선거가 어떤 건지, 투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려고 같이 나왔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난향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정기현씨(27·여)는 “당을 보고 뽑는 게 아니라 인물을 보고 뽑아야하는데 지방선거는 투표해야할 사람도 많고 사실 애매한 부분이 많다”며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이 둘이 모호하게 갈라져서 보수 표에 안 좋을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 정치력이 강해서 힘이 커진 것 같다”고 했다.


마천2동 제3투표소에도 투표하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천공원 하마천경로당에 위치한 투표소에는 외부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고, 더운 날씨에 부채질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서울시장애인콜택시를 타고 투표소에 도착한 김정희씨(85·여)는 왼손에 지팡이를 짚고 투표사무원 부축을 받아 투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투표를 마치니 속이 시원하다”며 “가족들이 몸이 아픈데 어떻게 가느냐고 말렸지만 매번 빠지지 않고 한 게 투표다”며 “다리가 아파도 해야 한다”고 웃어보였다.

정미영씨(55.여)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인 것 같다. 현재 여당인 민주당이 많이 유리하다. 야당 견제도 약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시의원이나 구의원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인물보다는 정당을 보고 뽑을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비례대표는 더더욱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의도중학교에 마련된 여의동 제5투표소를 찾은 김모씨(55)는 “지방선거는 총선이나 대선에 비해 국민관심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실제 동네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 중요한 투표인데 사실 나부터가 흥미가 안 생기다보니 꼼꼼히 따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중요성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건 그만큼 지방기초 풀뿌리 민주주의가 잘 이행되고 있다고 보긴 어려운거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전날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이번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었다. 방이1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이상연씨(80·여)는 “이번 투표는 하나마나한 투표다. 자유한국당이 쪼그라들어 아주 기분이 나쁘다”며 “북미회담, 러시아월드컵 같은 게 전부 한국당에게 불리하다”고 착잡해했다. 남편 이승현씨(83)도 “어제 북미회담도 실망스럽다. 북한 CVID 못 한 게 한스럽다. 한국당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견제도 제대로 못 한다”며 “투표 안하려다 꾹 참고 여기까지 왔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투표 못해도, 자원봉사 나선 학생들 ‘눈길’
이날 투표소에는 자원봉사에 나선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투표에 직접 참여할 순 없지만 자원봉사를 통해서라도 올바른 선거 문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보였다.

조원오군(16)은 “투표에 참여할 순 없지만 선거에 참여하게 돼 뜻깊다”며 “오전 9시부터 4시간 봉사를 하는데 별일 없이 잘 마무리되면 좋겠다”고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신민서군(16)은 “지금 막 봉사를 시작해서 어떻게 안내하는지 감도 없고 10분마다 20명씩 투표소에 들어가는 것 같아 정신이 없다”며 “투표권이 없다보니 확실하진 않지만 투표는 어려운 일 같다”고 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이진혁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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