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지방선거 후, '0석' 고배 마신 野권의 이합집산 속 다른 셈법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4 15:42

수정 2018.06.14 15:42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

6·13지방선거에서 한 석도 차지하지 못하며 쓰디쓴 고배를 마신 야당들이 이합집산하며 이해득실을 따지기 시작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유승민 공동대표 사퇴와 함께 곧 바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돌입을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민주평화당은 선거후 휘몰아칠 정계 지각변동을 최대한 자당에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 오려는 속셈이다. 비교적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되는 정의당은 여당을 견제할 '제1야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단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다.

선거 후 가장 큰 지각변동의 구심점이 되는 건 바른미래당이다.

14일 오전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결과에 책임을 지고 당대표를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개혁보수의 길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여 향후 유 대표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다.


유 대표는 회견 후 한국당과의 통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겠다"며 여지를 남기는 듯한 답변을 남겼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도 이날 오전 서울 종로에 위치한 미래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돌아보고 고민하고 숙고하겠다"고 말했다. 패인을 묻는 질문에는 "선거에 패배한 사람이 무슨 다른 이유가 있겠나"라며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른미래당 최고 위원들은 당의 얼굴이었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게도 밀린 결과에 더욱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이날 오후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대표, 김중로 최고위원, 하태경 최고위원 등은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한다.

민주평화당은 바른미래당의 움직임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박주선, 주승용, 김동철 등 국민의당에 있다가 바른미래당으로 넘어간 호남 의원들을 다시 영입해 의석 수를 대폭 늘리려는 셈법인 것이다.

지난 10일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은 민주평화당에 "주승용·박주선·김동철·김관영·권은희·최도자 등 6명의 호남 국회의원이 중도개혁정당인 바른미래당에 버티고 있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의 합당은 물론이고 그 흔한 단일화까지도 할 수 없는 것"며 "민주평화당은 그만 돌아와 바른미래당과 함께하자"고 제안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비교적 소기의 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정의당은 광역 지역구 의원 1명과 광역 비례대표 의원 10명, 기초 지역구 의원 17명과 기초 비례대표 의원 9명 등 총 37명의 당선인을 배출했다.


이정미 대표는 선대위 해단식에서 "4년 전 3.6%에 불과했던 정당 지지율이 9%대로 올라 제3당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며 "이번 선거를 발판으로 2020년 총선에서 반드시 제1야당을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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