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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이상 부위 찾아 영하 75℃로 얼려 한 번에 제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4 17:05

수정 2018.06.14 17:05

(66) 심방세동 풍선냉각도자절제술
삼성서울병원 박경민 교수가 심방세동 환자에게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박경민 교수가 심방세동 환자에게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고 분당 300~600회의 매우 빠른 파형을 형성해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 질환의 일종입니다.

정상인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4~5배 가량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 전체의 약 1% 정도가 심방세동 환자로 추정됩니다. 심방세동은 발생 양상에 따라 발작적 또는 만성적으로 구분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경민 교수는 14일 "원인 질환으로는 기질적 심장 질환(심장판막증.협심증.심근증.선천성 심질환 등), 고혈압, 갑상선 질환, 만성 폐질환, 체내 전해질 이상 등이 있다"며 "하지만 30% 내외에서는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증상은 심방세동의 발생 양상, 심실 박동수, 동반된 질환, 심실 기능 및 합병증(혈전 색전증 등)에 따라 무증상부터 두근거림, 흉통(압박감), 호흡 곤란, 어지러움 또는 실신, 뇌졸중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심방세동은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지내다가 우연히 손목의 맥을 짚어보거나 신체검사 시 심전도 검사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발작성 심방세동의 경우에는 지속시간이 짧은 편이고 간헐적으로 어지럼증이나 실신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정상 심장 박동을 유지하다가 갑자기 심방세동이 발생해 심장이 매우 빨라지기 때문에 심한 두근거림, 호흡곤란, 흉통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과음을 한 다음날 새벽에 갑자기 심방세동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지속성 심방세동으로 인해 적응이 되거나 맥박이 정상에 가까울 경우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성 심방세동의 경우에는 간단한 심전도 검사로 쉽게 진단이 되지만 발작성 심방세동일 경우는 심방세동이 발생하였을 때 심전도를 찍어야만 진단이 가능해 그 순간을 포착하지 못한 경우 진단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심방세동과 관련된 심장질환 유무와 좌심방 확장 정도를 알기 위해 심초음파 검사나 갑상선 질환 유무를 알기 위해 혈액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원인이 관상동맥질환이라면 생활양식변화, 고콜레스테롤과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 혈관확장술이나 관상동맥우회수술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갑상선중독증에 의한 심방세동은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류마티스성 심질환에 의한 심방세동은 심장 판막을 대체하는 수술을 진행합니다.

최근 박 교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심방세동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을 성공했습니다.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심장에 가느다란 관을 밀어 넣은 뒤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이상 부위를 찾아 이를 영하 75℃로 얼려 한 번에 제거하는 것을 말합니다.

주로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좌심방내의 폐정맥 입구 모양에 맞게 풍선이 부풀어 올라 빈틈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입니다.
기존 치료법인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은 심방세동 유발 부위를 한 점 한 점 찾아 태우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에 비해 재시술률과 재입원률이 낮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되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심방세동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율적인 새로운 치료법을 열어줄 수 있는 기회"라며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환자 안전을 높이고 치료 결과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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