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2% 시대]

신흥국 경제위기 부채질.. 한국도 자본유출 안심 못해

글로벌 긴축 시대 진입.. 증시 외국인·기관 동반 매도
달러환율도 상승압력 커져.. 브라질 등 통화가치 급락
안전통화 달러로 매수 몰려.. 신흥국 펀드서 19억弗 빠져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코스피가 하락한 14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에 분주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35포인트(1.84%) 내린 2423.48로,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48포인트(1.20%) 내린 864.56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미국이 올해 두번째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 폭이 11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 여파가 크진 않겠지만 신흥국의 위기가 커질 경우 국내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시장 출렁…코스피 2420대 후퇴

미국이 시장의 예상보다 강한 금리인상 시그널을 주자 국내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5000억원대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14일 코스피지수는 2% 가까이 떨어지며 2420선까지 주저앉았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5.9원 오른 1083.1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금유출이 우려되는 신흥시장 주요 지수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신흥국 증시 변동성을 보여주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신흥시장 상장지수펀드(EM ETF) 변동성지수는 4.4% 올라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인상 횟수 예상치를 상향 조정함으로써 시장에 불안심리가 커졌다"고 말했다.

■과거 자본유출 규모 크지않아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역전 폭이 0.50%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는 2007년 7월(미국 5.25%-한국 4.75%) 이후 10년11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과거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시기는 두 차례였다. 1999년 7월~2001년 3월과 2005년 8월~2007년 9월이다. 가장 큰 폭 벌어졌던 때는 1차 역전기 때인 2000년 5월~2000년 10월 6개월간으로 1.50%포인트였다. 미국과 한국 각각 6.50%, 5.00%였다. 2차 역전기 때인 2006년 5월부터 4개월간 1.00%포인트 차이가 나기도 했다. 각각 5.25%, 4.25%였다.

1차 역전기 당시 채권시장에서는 50억달러 가까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주식시장에서는 230억달러 넘게 자금이 들어왔다.

2000년대 중반 금리 차가 났던 시기에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200억달러가 넘었다. 미국 금리가 더 높아지면서 금융시장 긴장감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뚜렷한 위기 기류는 미미했다는 게 과거의 경험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가 국내 자본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어느 때보다 튼튼하기 때문이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국내 자본 유출은 금리 외에 환율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한·미 금리역전만으로 자본유출을 진단하기에는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위기 땐 한국도 영향

이날 정부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한결같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한국으로서도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번 금리인상을 앞두고 아르헨티나, 터키에 이어 최근 브라질의 통화가치도 급락했다. 너도나도 위험통화를 투매하고 안전통화인 달러화를 매수하려 한다는 뜻이다.
실제 신흥국 채권 펀드에서는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모두 19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국제금융시장의 공포심리가 번지면 국내 금융시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관련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