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북미회담]

사드 철수 요구 타이밍 엿보는 中

홍콩 유력지, 전문가 인용
"北 비핵화 선언했는데 사드 있을 이유없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 일각에서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빌미 삼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쟁을 재점화하려는 조짐이다. 양국 정상 간 사드 문제를 원칙적으로 봉합했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내 사드 철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은 관측을 보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니러슝은 SCMP에 "사드 배치의 목적이 대북제재에 중국이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었다면,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한 지금) 중국은 당연히 미국에 사드 철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군사전문가 저우천밍은 "중국 정부가 사드 한반도 배치에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중국이 진정 우려하는 것은 미국이 이를 다른 나라나 대만에 배치하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향후 사드 배치 문제를 '협상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저우천밍은 이어 "대규모 주한미군의 존재 자체가 중국에는 안보위협이 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론한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화한다면 사드도 당연히 철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사드의 X-밴드 레이더가 한반도를 넘어 중국 내륙의 미사일 기지까지 감시할 수 있다며 사드 배치가 북핵 방어가 아닌 중국 견제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맞서 한국과 미국 정부는 사드 배치 목적이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방어용이라며 중국의 주장이 과장됐다는 입장으로 맞서왔다.


그러나 중국 일각에서 사드 철수를 현 시점에서 거론하는 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리빈 칭화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사드 철수는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포기할 때만 거론될 수 있지만, 이번 합의에서 미사일 문제는 아예 다뤄지지 않았다"며 "미국이 사드 철수에 동의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중국 자체적으로 사드의 군사적 영향을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