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2% 시대]

매파 본색 드러낸 파월.. 연내 금리 두차례 추가인상 시사

짧고 강해진 FOMC 성명.. 전임자와 달리 서서 발표
美 성장·실업률 개선 근거로 경제전망 추가로 상향조정

【 워싱턴·서울=장도선 특파원 서혜진 기자】 "재닛 옐런이나 벤 버냉키 전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제 취임 4개월째 접어든 제롬 파월 의장의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현지 언론들의 평가다. 전임자들이 기자들 앞에 놓인 책상에 앉아 전문용어로 가득찬 성명을 낭독하던 것과 달리 파월 의장은 한층 유연했고, 어조는 명확했다. 그는 내년 1월부터는 FOMC가 소집될 때마다 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시장과 소통할 기회를 더 늘리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더불어 무역분쟁과 신흥시장 혼란 등 최근 정치·경제적 우려에도 미국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금리인상,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도 매파 성향이 짙은 것으로 평가됐으며 이로 인해 신흥시장은 자본유출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연준, 경제전망 또 상향

이날 연준은 시장의 폭넓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연준은 또 미국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평가하며 올해 남은 기간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연준 6월 정책회의는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으로 분석된다.

연준은 이틀간의 FOMC 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1.50~1.75%에서 1.75~2.0%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연준은 2015년 12월 시작된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7번째 그리고 올 들어 두 번째 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시장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올해 전체 금리인상 예상 횟수를 이전의 3회에서 4회로 상향 조정했다.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미리 금리인상 폭을 늘리겠다는 뜻이다. 올해 금리 추가 인상은 9월과 12월에 한 차례씩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2019년 3회 금리인상 전망은 그대로 유지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위원회는 연방기금 금리 목표범위의 점진적인 추가 인상이 경제활동의 지속적 확장, 강력한 노동시장 여건 그리고 중기적으로 위원회의 2% 대칭적 목표에 접근한 인플레이션에 부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전에는 금리인상을 이야기할 때 "인상(increase)"이라는 단어보다는 "점진적 조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경제활동과 관련, "지속적 확장"이라는 단어는 이번에 새로 삽입됐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는 올해 말 2.4% 그리고 2020년에는 연준이 생각하는 장기 금리 전망치(2.9%)보다 높은 3.4%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연준 금리 수준이 고점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준은 작년 12월과 올 3월에 이어 이번에도 미국 경제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현재 3.8%인 실업률은 올해 말 3.6% 그리고 내년에 3.5%로 하락해 2020년에도 그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지난 3월 경제전망에선 올해 실업률을 3.8%, 내년 실업률은 3.6%로 예측했다. 미국의 현재 실업률은 연준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적정 실업률 4.5%보다 크게 낮다. 2018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는 2.8%로 3월 전망치와 비교해 0.1%포인트 높아졌다.

■파월 성명, 눈에 띄는 매파 표현

CNBC 방송은 연준이 불과 320개 단어로 이뤄진 평소보다 간결한 6월 성명에서 기존에 사용했던 표현들을 일부 바꿈으로써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더 낙관적 견해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과 관련, "완만하게"라는 단어는 "견고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변경됐다. 연준은 또 실업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말을 "하락했다"로 대체했고, 가계 소비가 "완화됐다"는 표현 대신 "늘어났다"로 수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들은 성명에서 연준의 저금리 가이던스가 빠진 것을 주목했다. 연준이 이전 성명에서 사용했던 '당분간'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수준 이하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표현을 없앤 것은 정책결정자들이 금리가 중립 수준에 더욱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오늘 결정은 미국 경제가 아주 좋은 상태임을 가리키는 또 하나의 신호다. 성장세는 강력하고, 노동시장도 강력하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은 목표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지금까지 신중한 이미지를 유지해온 연준이 돌발적이면서 약간의 쇼맨십을 취하는 모습을 보이며 향후 리스크를 수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흥시장은 연준의 빨라진 금리인상 속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신흥국 6월 위기설의 진원지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전날보다 1.95% 급락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브라질·터키의 증시, 통화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jdsmh@fnnews.com